'원전 홍보비 공개' 공익소송 크라우드 펀딩 성공

한수원 항소로 2월 재판 열려... 울산시민연대 "여론왜곡 감시 필요"

등록 2016.02.20 17:16수정 2016.02.2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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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울산시민연대와 울산민변이 지난 2015년 6월 10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수원을 상대로 클라우드 펀딩을 통한 시민공익소송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1심에서 울산시민연대와 민변이 승소한 후 한수원의 항소로 2심이 열린다

울산시민연대와 울산민변이 지난 2015년 6월 10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수원을 상대로 클라우드 펀딩을 통한 시민공익소송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1심에서 울산시민연대와 민변이 승소한 후 한수원의 항소로 2심이 열린다 ⓒ 박석철


울산시민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울산지부(아래 울산민변)가 "원전 홍보비의 정보를 공개하라"며 한국수력원자력(아래 한수원)을 대상으로 제기한 행정소송 항소심을 위한 시민공익소송 크라우드 펀딩(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이 성공적으로 마감됐다. (관련기사 : "한수원, 정보공개 하라" 울산시민연대·민변 승소)

울산시민연대에 따르면 소셜펀치를 통해 69명의 개인 혹은 단체가 194만 1000원을 후원했고,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2월 18일 현재 14명이 5만 6400원을 후원해 199만 7400원이 모금됐다. 여기다 이번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울산민변이 200만 원을 별도로 부담하기로 해 항소심 비용 330만 원을 초과한 399만여 원이 모아진 것.

이 모금액은 소송비 300만 원과 인지대 및 기타 부가비용 등으로 예상되는 30만 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2심 재판기일은 2월 26일로 잡혔고, 한수원 본사가 소재한 경주를 소관하는 대구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수원은 현재까지 항소이유서 제출을 연기신청한 상황이다.

"한수원에 최종 승소해 돌려 받는 비용은 또다른 공익소송에 사용"

지난해 울산시민연대와 민변은 "한수원이 핵발전을 옹호하는 언론기사를 돈으로 산 정황이 있다"며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한수원은 이를 거부했고, 지난해 6월 시민들의 모금인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구지방법원이 지난해 10월 14일, 한수원의 일부 비공개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울산시민연대 김지훈 시민감시팀장은 20일 "1심의 결과와, 그간 재판사례와 행정심판 사례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었듯 공공기관의 홍보비 지출 현황에 대한 공개는 적합하다는 것을 한수원이 부인하기가 어려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훈 팀장은 "한수원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핵발전소를 운영하면서 운영의 투명성과 비용지출의 적정성을 갖추어야 할 것이며 이는 공공기관이 갖추어야 할 일차적인 원칙이기도 하다"며 "한수원의 비밀주의를 바로잡기 위한 이번 소송에 많은 분이 참여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꼭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재판에서 최종적으로 이길 경우 돌려받게 되는 비용 중 울산시민연대가 모금한 비용 전액은 또다른 공익소송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며 "시민들의 소중한 참여가 또다른 공익적 활동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의 원전 홍보비 공개 소송, 왜 시작됐나


울산시민연대는 지난해 3월 9일, 한수원을 대상으로 홍보비, 광고비 등의 집행세부내역을 정보공개청구했다. 하지만 한수원은 자료부존재 및 기업비밀 등의 이유를 들어 일부 비공개결정을 했다. 이에 울산시민연대와 울산민변은 지난해 6월 10일 소송을 제기하고 소송비용 모금을 위한 클라우드 펀딩을 시작해 7월 20일 성공적으로 모금을 마친 바 있다.

이같은 소송 진행은 원전의 재앙을 목격한 데서 시작됐다. 지난 2011년 후쿠시마 대지진에 따른 일본의 원전 사고를 목격한 상당수 울산시민들은 주변이 10여 기의 원전으로 둘러싸인 지역 원전 환경에 우려감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는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원전에 대해 무감각하다는 것에 의아심을 가졌다.

시민단체 등은 결국 이같은 무감각이 언론에 무차별적으로 홍보되는 원전 옹호기사와 방송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따라서 원전 홍보비 실태를 시민들에게 공개해 경각심을 주고자 했다.

울산시민연대 등이 주목한 점은 '원전을 좋게 말하는 종편 등의 뉴스', '<조선일보>의 2012년 4월 20일자 원전홍보 기획기사 등 언론기획기사', '2010년 6월 8일 방영된 KBS '1대 100' 프로그램에서 '이산화탄소 발생이 훨씬 적은 원자력 에너지만이 유일한 대안이다'는 답 등이다.

김지훈 팀장은 "여론왜곡에 대한 정당한 시민감시가 필요하며, 원전 홍보 기사는 민주주의 결정과정에 왜곡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내가 내는 소중한 전기요금이 원자력을 무차별적으로 옹호하는 데 사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원전 홍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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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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