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 맞은 백남기씨 100일째 혼수상태"

백남기 대책위, 도보순례 중 '사건 100일 규탄기자회견' 개최

등록 2016.02.21 14:41수정 2016.02.2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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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살인적인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남기 농민이 사경을 헤맨 지 100일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사과 한마디도 없다.

이에 '백남기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대책위원회'(이하 백남기대책위)는 2월 21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지 100일을 맞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규탄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경찰청장 파면과 대통령 사과를 요구했다. 백남기대책위는 지난 11일 전남 보성에서 출발하여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민주주의 회복! 백남기 농민 살려내라! 도보순례'를 진행하던 중 대전에서 사건 100일을 맞이한 것이다.

지난 11일 전남 보성에서 출발한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민주주의 회복! 백남기 농민 살려내라! 도보순례단'이 20일~21일 양일 간 대전을 통과했다. 대책위는 국가폭력발생 100일을 맞아 21일 오전 10시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규탄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임재근


백남기대책위 정현찬 공동대표(가톨릭농민회 회장)는 규탄발언을 통해 "오늘로 백남기 농민이 정권의 폭력에 의해 쓰러진 지 100일 되었는데, 이 정권은 지금까지 일언반구 없다"며, "이건 인간으로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것"이라 절규했다. 그는 "지난 해 민중총궐기 때 백남기 농민이 국민과 이 정권에 전달하려 한 메시지는 '쌀값이 너무 싸져서 우리 농민들 못 살겠다'는 것이었다"며, "17만 원이던 쌀값을 21만 원으로 올리겠다던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지금 쌀값은 14만 원으로 더 떨어졌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거짓공약을 꼬집었다. 이어 "박정희 정권이 이 땅의 밀농사를 팔아넘기고, 그 딸인 박근혜 정권이 이 땅의 쌀을 팔아넘기는 매국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도 도보행진과 기자회견에 함께했다. 세월호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는 이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이고, 백남기 농민을 혼수상태에 빠트려놓은 것은 이 정부가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것"이라며 "이 사건들은 정반대로 생각될 수도 있지만,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정부가 권력을 올바르게 행사하지 않아 진짜 주인인 국민들이 부당한 권력 밑에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는 것은 모두 한가지다"라며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작금에 벌어지는 것을 보면 이 정부는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거부하고 있고, 솔직하게 입헌군주제를 하거나, 왕정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기자회견을 마친 도보순례단이 대전시청을 출발해 충남대학교로 향하고 있다. ⓒ 임재근


민주노총대전본부 이대식 본부장도 규탄발언을 통해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것이 어찌 세월호뿐이며, 물대포에 사경을 헤매는 분이 촌로의 백남기 농민 한 분이겠냐"며, "이 땅의 민주주의는 침몰하고 있고, 사경을 헤매고 있고, 이 땅의 통일은 혼수상태에 빠져있고, 이 땅의 평화는 도탄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노동자도, 농민도, 여성도, 인권도, 청소년도 그렇게 도륙당했다"며, "이제 반격이 아니고서는 투쟁이 아니고서는 저항이 아니고서는 살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27일 총궐기에 적극 나서고, 4.13총선에서 새누리당 심판해서 정권교체 앞당기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백남기 농민의 장녀 백도라지씨는 "아빠가 쓰러지신 지 100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며, "국민을 지키고, 보호하는 데 써야 할 공권력을 정부가 아무런 제한 없이 (국민을 다치케 하는데) 휘두르는 일은 민주주의, 법치국가에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 관련된 자들이 감옥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도보순례단은 대전시청부터 충남대학교까지 도보순례를 진행했고, 이후 공주(22일), 천안(23일), 평택(24일), 수원(25일), 안산(26일)을 거쳐 4차 민중총궐기에 맞춰 27일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편,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지 100일을 하루 앞둔 어제(20일) 대전에 도착한 도보순례단은 으능정이 거리에서부터 대전시청까지 도보순례를 진행한 후, 밤에는 대전시청 건너 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사건 100일 문화제'를 개최했다.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사건 100일을 하루 앞두고 대전에 도착한 도보순례단은 20일 밤 대전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100일 문화제를 개최했다. ⓒ 임재근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통일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백남기 #백남기대책위 #도보순례 #국가폭력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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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교육연구소장(북한학 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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