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 '토요일은 청이 좋아'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서울시제공
"서울시청 지하에 이런 곳이 있었는지 몰랐네요.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여기저기 볼거리가 많아 활기가 느껴집니다."
지난 18일 목요일 오후 서울시청 지하 1층 라운지. 이곳에서 열리는 행사설명회에 참가하기 위해 왔다는 주부 김아무개(34)씨는 연신 주변을 둘러보며 "다음엔 꼭 아이들과 함께 와봐야겠다"고 말했다.
직장이 광화문 부근이라는 회사원 정아무개(47)씨는 "점심 후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이곳을 자주 찾는다"며 "돈도 안 들고 누가 간섭하는 사람도 없어서 편한 데다가, 가끔 공연도 해서 눈이 즐겁다"고 말했다.
서울시청 지하에 마련된 '시민청'이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번 보면 아무도 다시 찾지 않는 시정홍보관서울시가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시민청을 찾은 방문객은 지난해 12월 30일 500만 명(일평균 5160명)을 넘어섰다. 2013년 개관이래 해마다 20%씩 꾸준히 늘어 3년 만에 이룬 수치다.
신청사 건립을 준비하던 서울시가 애초 이곳에 만들려고 했던 것은 서울시티갤러리, 즉 수도 서울과 시정을 알리는 서울홍보관이었다.
그러나 기존의 국내 공공기관에 설치된 도시홍보관들은 대부분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아왔던 게 현실. 일방적인 시정 홍보물들에 식상한 시민들은 다시 방문하지 않았고, 방문객도 교사의 인솔로 견학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과거의 시청 등 공공기관은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할 수 없이 찾아가는 곳이란 인식이 많았던 게 사실"이었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도시홍보관이 들어설 뻔하다 시민청이란 새로운 개념의 공간으로 탄생하게 된 것은 2011년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업무공간이 협소해진다', '공간 개념이 생소하다'는 공무원들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왔지만 박 시장의 생각은 완성된 설계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공무원들을 배제한 순수 시민전문가들로 TF를 구성해 논의한 결과 2013년 1월부터 시청 지하 1, 2층을 모두 시민청으로 만들게 됐다. 이어 시민청 운영조례를 마련하고, 15명으로 구성된 시민청 운영자문회도 꾸려졌다. 서울도서관과 8-10층 하늘광장을 포함 신청사에서 시민을 위한 공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38%를 넘어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