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나 약한 친구들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는 성윤이
김혜원
성윤이가 어느새 자라 중학교를 갈 나이가 됐다. 엄마는 이 시점에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성윤이를 위한 바른 선택은 무엇인지, 일반학교를 보내야 할지,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맹학교를 보내야 할지 수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중학교를 가는데 참 많은 고민을 했어요. 일반학교를 보내야 하는지,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맹학교를 보내야 하는지 많은 고민되더라고요. 눈에만 문제가 있으면 맹학교를 가겠는데 뇌병변 때문에 운동능력이나 학습능력도 떨어지는 편이라서요. 어딜 가든 어려움을 겪을 거라면 비장애아들과 함께 지내게 하고 싶었어요. 어차피 어른이 되어서도 비장애인들 속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니까요. 일단은 계단 보행이 위험해서 엘리베이터가 있는 학교를 가기로 했어요. 중학교 시절이 예민해서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일단은 시도해보고 정 어렵다 싶으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보려고요. 성윤이도 그렇지만 저도 기대반 걱정반이에요." 초등학교의 마지막 겨울방학. 다른 아이들은 친구들과 영화도 보러가고 놀이동산도 가고 쇼핑도 하러다니며 추억을 만들었지만 성윤이는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해마다 열리는 한국실명예방재단 겨울캠프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초등학생들만 참가 하는 캠프라 중학교에 진학하는 성윤이는 올해가 마지막 캠프가 되는 셈이다. 캠프에서 만난 친구들을 다시 볼 수 없다니 아쉬운 마음이 너무나 크다. 성윤이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캠프를 거쳐 간 저시력 중고생들 하나같이 느끼는 아쉬움이다. 성윤이 역시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청소년 캠프가 생기게 해달라는 말을 특히 강조했다.
"눈썰매도 타고 닥터피시 촉감 놀이도 하고 애코백도 만들었어요. 유치원 때부터 캠프에 다녔는데 거기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그래서 좋았어요. 혁이라는 남자 친구도 만났어요. 혁이는 굉장히 어른스럽게 말해요. 버스 타고 올 때 제 뒤에 앉았는데 말도 잘하고 재미있는 친구라 친하게 지내고 싶었어요. 그런데 중학생이 되면 캠프를 갈 수 없다고 해서 너무 슬펐어요. 선생님 저희 캠프 갈 수 있게 해주세요. 캠프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도 하고 놀이도 하고 운동도 하고 자기 생각도 이야기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비슷한 친구들이 오는 캠프라서 더 좋아요. 거기서는 누구나 다 같이 참여하고, 다 같이 놀고, 다 같이 친해질 수 있으니까요."감성폭발 사춘기소녀 성윤이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생각할 것도 없이 "친구"라고 답한다.
"나도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친구랑 카톡도 하고 보드게임이나 퍼즐 맞추기도 하고 여행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놀고 싶어요. 제가 잘하는 종이접기도 가르쳐 줄 수 있고 함께 게임도 할 수 있어요. 혼자 노는 것은 좋지 않아요. 엄마 아빠도 있고 오빠도 있지만 그래도 친구가 필요해요. 중학교가서 좋은 친구가 생겼으면 정말 좋겠어요."종이접기 하다가 눈물...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