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를 좋아하는 핑크공주 소진이
김혜원
소진이는 눈치가 빠르고 똑똑한 아이다. 좋지 않은 시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보완할 만한 빠른 판단력과 이해력, 적응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각장애가 있는 아이라고 느껴 지지 않는다. 이는 엄마가 소진이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능력들을 최대한 개발해 사용할 수 있도록 오히려 도움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엄마는 학교에서도 소진이에게 특별한 배려를 하지 않기를 원한다. 이런저런 도움을 받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배려에 익숙해져 스스로의 능력을 제한해버릴까 걱정이 되는 것이다.
"학교에서 장애아 통합교육을 실시하고는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통합교육으로 보기 어려운 것 같아요. 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이유로 학습속도를 맞추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특별반(도움반·희망반)운영이 오히려 아이들을 분리하거나 차별하는 이유가 되는 것을 많이 봤어요. 특별반에서 각 아동의 특성에 맞는 수준별 학습을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교육이라기보다는 보육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학업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고요. 물론 소진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겠지만 저는 가능한 일반반에서 다른 친구들과 다름없이 수업을 받고 다른 친구들과 다름없이 학교생활을 하길 바라요."도움반이나 희망반, 소망반 등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리는 특수반이 실제로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름처럼 좋은 의미로 사용되지 않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희망반, 소망반, 도움반에서 수업을 받는 다는 이유로 친구들과 선생님들 사이에서 차별받고 소외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통합교육을 받기 위해 일반학교로 진학한 대부분의 장애아와 부모들이 바라는 것도 다르지 않다. 복지 선진국처럼 나와 너의 다름이 인정되고 장애가 차별의 요소가 되지 않으며 자신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통합교육이 이뤄지길 간곡히 바랄 뿐이다.
발레를 좋아하는 핑크 공주 소진이. 엄마의 바람처럼 매일매일 기쁘고 행복한 학교 생활을 이어가기를 함께 빌어본다. 예쁜 소진이 파이팅. 씩씩한 엄마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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