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보이 창업주, 언론자유 옹호하며 고교신문 지원

등록 2016.03.01 10:17수정 2016.03.01 10:17
1
원고료로 응원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남성잡지 <플레이보이> 창업주 휴 헤프너(89)가 '언론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검열 논란 끝에 폐간 위기를 맞은 모교 학생신문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난 2월 29일(현지시간) <시카고 선타임스> 등에 따르면 헤프너는 최근 시카고 스타인메츠 고등학교 학보사 측에 "향후 5년간 인쇄·제작비 3만7천500만 달러(연 7천500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타인메츠 고등학교는 헤프너의 모교(1944년 졸업)이며, 헤프너는 80년 전통을 지닌 이 학교 학생신문 <스타인메츠 스타>(Steinmetz Star)에서 기사 작성과 출판 업무를 처음 배웠다. 헤프너는 지난 2010년 모교를 방문, 학보사 운영기금 5만 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스타인메츠 학교장과 시카고 교육청은 작년 12월, 기사 검열 논란이 불거지자 재정난과 기금 고갈을 이유로 들어 종이신문 발간 중단을 선언했다.

이 소식을 들은 헤프너는 지난 16일 스타인메츠 학보사에 편지를 보내 "학생기자든 전문기자든 수정헌법 1조에 명시된 언론·출판의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제작비 지원 계획을 전달했다.

학보사 자문교사 섀런 슈미트는 "헤프너 회장이 검열에 반대하는 학생기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지지와 격려를 보내온 데 대해 학생들이 무척 감사하고 있다"며 "큰 용기와 자긍심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 학생신문은 지난해 시카고 교육청이 관내 고등학교 수업시간을 오전 8시∼오후3시10분에서 오전 9시∼오후 4시10분으로 변경한 데 대한 반응을 기사로 실었다가 폐간 위기에까지 몰렸다.


학생기자 맥킨지 레이스필드는 "학생·학부모·교직원 1천3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대 의견이 많았다"면서 "방과 후 활동에 차질이 빚어질 뿐아니라 일부 학생들은 날이 어두워진 후 귀가하는 일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학교와 교육청 측은 "성장기 학생들이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면서 "학교 정책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지침을 내려 검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윌 구자디 일리노이 주 하원의원은 지난 11일, 학생기자들의 권리를 강화하고 학교장과 교육관리들이 학생신문 편집권을 침해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스타인메츠 동창연합회는 헤프너가 고교 시절 학생신문 기자 겸 시사만화로 활동했고, 학년 대표에 선출되기도 했다면서 "상상력이 풍부하고 멋과 낭만을 추구하는 인물이었다"고 전했다.

헤프너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육군으로 복무하면서 군 신문에 기사를 썼고, 대학에서 심리학과 작문을 공부한 후 남성잡지 <에스콰이어> 기자로 일하다 1953년 플레이보이를 창간했다.

<선타임스>는 헤프너가 1964년 재단을 설립하고, 표현자유권 확립과 합리적인 성·약물 정책을 위해 싸워왔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플레이보이 #표현자유권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 언론 빠른 뉴스' 국내외 취재망을 통해 신속 정확한 기사를 제공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입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AD

AD

AD

인기기사

  1. 1 46년 된 집 수리한다니 95세 아버지가 보인 반응 46년 된 집 수리한다니 95세 아버지가 보인 반응
  2. 2 "죄송합니다" 이 한마디에 손님들이 달라졌다 "죄송합니다" 이 한마디에 손님들이 달라졌다
  3. 3 누군가 내 집 앞에 김치를 놓고 갔다... 범인은 외국인 누군가 내 집 앞에 김치를 놓고 갔다... 범인은 외국인
  4. 4 외국인데 가는 곳마다 현대, 기아차... 여긴 어디? 외국인데 가는 곳마다 현대, 기아차... 여긴 어디?
  5. 5 '신창원 검거' 여형사가 도저히 쓸 수 없었던 슬픈 이야기 '신창원 검거' 여형사가 도저히 쓸 수 없었던 슬픈 이야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