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YMCA는 3일 저녁 마산3.15아트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차윤재 사무총장 퇴임식을 열었다.
윤성효
차 대표는 마산YMCA 일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현안에도 적극 나섰다. 그는 진주의료원 폐업, 학교 무상급식 중단, 마산해양신도시 건설, 옛 마산·창원·진해 통합, 창원도시철도 건설 등 굵직한 지역 현안마다 앞장서서 반대하거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고, 선거 때는 야권연대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퇴임사에서 그는 16년 전 마산에 왔을 때부터 회상했다. 그는 "2000년 2월, 마산역 광장에 내렸는데 당시 광장에는 화단이 없어 넓어보였고, 그 때 많은 사람들은 '새천년'을 노래하고 있을 때였다"며 "역 광장에 내려보니 첫 인상은 '나에게 새로운 신천지가 열리는구나' 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6년을 돌아보니, 제 인생에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겠다. 신나게 운동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했던 다짐 하나는 들추어냈다.
"마산역광장을 나오면서 다짐한 게 있었다. 마산YMCA에서 직원들한테 화내지 않는 사무총장이 되겠다는 다짐이었다. YMCA 운동 목적의 하나는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다. 시민운동을 하는데 내부에서 작은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실현되어야 한다. 화를 내면 직원들은 상처를 받고 부담을 받고, 분위기가 경직된다. 16년을 지나오면서 한번도 화를 내지 않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잘 참아왔다고 생각한다." 차윤재 대표는 지역사회 현안과 관련한 일을 하면서 마산YMCA 이사들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로 지역의 예민한 이슈에 대해 참여했지만, 시민들은 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보게 된다"며 "이사나 직원들이 사무총장이 '왜 저런 걸 해' 하는 소리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지만 저한테 공석이든 사석이든 지역사회 일을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은 한 분도 없었다. 감사한다"고 말했다.
실무자들한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차윤재 대표는 "지역 여러 단위 실무자들을 만나면 마산YMCA 실무자들은 인상이 좋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동안 실무자들 사이에 갈등이 표면화 되어 공동체를 흔들 정도까지 가는 일은 없었다. 상근실무자한테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제가 출장을 가게 되면 실무자들한테 되도록 전화를 하지 말라고 한다. 회관에 있는 사람들 끼리 논의해서 결정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논의를 했는데도 잘 모르겠으면 전화를 하라고 한다. 저는 그것이 나름대로 자치라 생각한다. 마산YMCA는 본관과 두 곳의 센터가 있다. 사무총장 한 사람만 크게 보이는 조직은 바람직하지 않다. 거리낌 없이 돌아갈 수 있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왜 지방자치가 좋은지를 마산YMCA 하면서 느꼈다. 제가 안에 일에 신경쓰지 않아도 장애 없이 잘 운영되는 순간이 많았다는 게 행복이었다."차윤재 대표이사는 다른 단체에도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는 "제가 처음에 왔을 때 '경상도가 배타적 지역'이라는 소개를 받았다. 그동안 여기서 활동하면서 배타적이라는 것을 한번도 실감하지 않았다"며 "다른 지역에서 왔다고 차별을 피부로 느낄 정도는 한번도 없었고, 함께 시민연대하면서 과제로 씨름을 해왔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