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교수 특강 듣는 주민들이날 아베 교수의 특강에는 홍동지역 주민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정명진
"일본의 수도권에 사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면 자기가 태어난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거의 없고 고향의 자연, 문화, 역사, 이웃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아베 교수는 전했다. 그는 "아이들이 지역과 관계 맺기를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한 대학생들도 농촌 지역이 따뜻하게 받아들이기만 하면 지역과 관계 맺기에 빠져든다는 것이 아베 교수의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2009년부터 '지역진흥협력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협력단은 1500여 명 규모인데, 이들은 3년간 농산어촌 지역에서 생활한다. 정부는 1인당 생활비와 활동비로 400만 엔(약 4300만 원)을 지원하고, 해당 지역의 지자체가 이들의 활동 내용을 결정한다.
이들 중 80%가 20~30대 청년들이다. 3년간 활동 기간이 지나면 전체의 60%가 그 지역에 남는다. 여성 비율은 약 40% 정도인데, 지역의 남성과 결혼하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지역진흥협력단을 2018년까지 3000명으로 늘이겠다는 계획이다. 아베 교수의 말처럼 이들은 지역과 관계 맺기를 통해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그 지역을 지속가능하게 발전시킬 것이다.
공동체 파괴된 미나마타, 지속가능사회로 변신아베 교수는 미나마타병(1956년 일본 미나마타시에서 메틸수은이 포함된 어패류를 먹은 주민들이 집단으로 걸린 병)으로 파괴된 지역공동체가 회복되는 과정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미나마타 병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내가 왜 여기서 태어나 자라야 했나'라고 원망하는 주민들이 많아졌어요.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도 미나마타에서 왔다고 하면 이지매(왕따) 대상이 될 정도였죠. 지역 내에서 서로 싸우는 일이 자주 일어났습니다. 1990년대부터 미나마타 공동체를 재생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습니다. 사람과 자연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새롭게 형성해 나갑니다. 학교에서 환경 교육과 인권 교육이 철저히 시행됩니다. 인권 교육을 통해 미나마타 환자에 대한 차별 문제를 해결해 갑니다.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역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교육이 진행됩니다. 미나마타는 26개 구역으로 나뉘는데, 어린아이부터 노인들까지 지역을 함께 걸으며 문화, 자연, 역사를 기록하는 활동을 합니다. 없는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원래 있었지만 가치를 몰랐던 것을 찾아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주민들은 미나마타 지역에 대해 자긍심을 되찾고 지역의 에너지가 됩니다. 결과적으로 미나마타병이 해결되고, 환경기업이 들어서고 관광산업이 발전합니다.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발굴해 연결하고 활용하면서 지속 가능한 지역의 사례로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됩니다.""지역의 가치를 아는 사람을 키워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