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이세돌 9단(오른쪽)과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의 대국 1국이 진행되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인 아자 황 박사(왼쪽)가 알파고 대신 돌을 두고 있다.
구글 제공
하지만 후반부 형세가 알파고 쪽으로 기울자 유 9단은 "알파고가 실수를 많이 했는데 쉽게 안 무너졌다"라면서 "(알파고가) 초중반에 워낙 잘 뒀고 알파고가 실수할 때 이세돌도 같이 실수를 했다, 이번 경기는 이세돌 본인이 흔들렸다"라고 한탄했다.
유 9단과 함께 해설자로 나선 김효정 9단도 "상대방이 흔들림이 없는데 우리(해설자)는 일희일비하고 실망했다"라면서 "(흔들림이 없는 게) 인공지능 알파고의 무서움이란 걸 실감했다"라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이날 오후 1시부터 대국을 시작해 3시간 30분만인 오후 4시 30분쯤 돌을 거뒀다. 이 9단의 표정은 시종 굳어 있었다.
이세돌 9단은 이날 "이번 결과가 충격적이지만 난 이 대국을 즐기고 있고 다음 대국도 기대하고 있다"라면서도 "두 번째 놀랐던 수가 안 나왔다면 내일은 자신 있다고 말할 것 같은데 그 수 때문에 이제 5대 5가 아닌가 싶다"라고 전망했다.
구글 딥마인드 CEO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이날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경기였다"라고 평가하면서 "이세돌은 강력한 상대이고, 전투적이고 창의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유명한데 알파고는 정면으로 맞서서 긴장감 넘치고 대등한 게임을 했다"라고 밝혔다.
첫 승리는 알파고가 가져갔지만 아직 네 차례 대국이 남아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10일 오후 1시 두 번째 대국을 벌이고 하루 쉰 뒤 12일과 13일, 그리고 15일에 다섯 번째 대국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최종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첫 패배의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