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에 웬 요강? 다 쓰임새가 있다

전남 담양의 먹거리 '죽순빵'

등록 2016.03.11 15:08수정 2016.03.1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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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온다며 죽순빵집에서 돈 통으로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요강이다. ⓒ 조찬현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 그 지역의 대표빵이 있다. 강원도 횡성의 안흥찐빵, 경남 통영의 통영꿀빵, 전주 풍년제과의 초코파이, 대전 성심당의 튀김소보로 등은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소문난 빵집이다.


그렇다면 전남 담양에는 어떤 빵이 있을까. 담양을 대표하는 빵은 대나무의 고장답게 죽순을 활용한 죽순빵이다. 여린 죽순 모양에 앙증맞은 크기다. 호기심에 맛을 봤다. 통영 꿀빵에 꿀이 안 들어가듯 담양의 죽순빵에도 죽순이 안 보인다. 죽순빵에 죽순이 없다니, 이게 어찌된 영문일까. 아르바이트 학생에게 확인해봤다.

"예전에는 죽순빵에 죽순을 넣었는데 죽순이 빨리 상해 요즘은 죽순 분말을 넣어요."

죽순빵에 죽순이 없어 아쉬웠지만 그래도 죽순 분말을 사용한다고 하니 다소 위안이 된다. 꿀빵이나 붕어빵처럼 그 이름에 무늬만 넣어 보여준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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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순빵은 현미에 대잎과 죽순 분말, 블루베리, 흑임자 등을 넣어 죽순모양으로 만든다. ⓒ 조찬현


간식용 죽순빵을 3000원에 구입했다. 빵을 구입 후 셈을 치렀다. 그런데 돈을 받아든 종업원은 희한하게도 금고가 아닌 스테인리스 요강에 돈을 담는다. 죽순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서있는 손님들 역시 그런 그의 행동에 모두들 의아한 시선을 보냈다. 우리들의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그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요강에 돈을 담으면 행운이 온데요."


하기야 예전에 재래시장에서 요강을 돈통으로 사용하던 상인을 봤던 터라 나름 이해가 되긴 했지만, 요즘 세상에 아무튼 별나긴 별나다. 그렇다면 요강에 돈을 담으면 진짜로 행운이 오는 걸까. 그건 순전히 자신의 믿음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건 믿거나 말거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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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죽순빵에 죽순을 넣었는데 죽순이 빨리 상해 요즘은 죽순분말을 넣어요.” ⓒ 조찬현


죽순빵 맛을 보자. 현미빵이다. 현미에 대잎과 죽순 분말, 블루베리, 흑임자 등을 넣어 죽순모양으로 만들었다. 담양 여행 시 대나무의 향취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한번쯤 먹어볼 일이다.

한잔에 2500원인 대잎차도 있다. 카페인이 없는 대잎차는 티백을 사용한다. 테이크아웃한 대잎차의 구수하고 은은한 향기가 좋다. 우리 몸에 이로운 성분이 많은 건강차인 대나무차는 체질 개선과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즐겨 마셔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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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관방제림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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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잎차는 구수하고 은은한 향기가 좋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담양 먹거리 #관방제림 #죽순빵 #맛돌이 #전남 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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