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뿔문학연구소를 운영하며 논술을 가르치는 이민숙 선생과 여선중학교 3학년 위다연(왼쪽 ) 위수연(중1)자매가 논술 공부하다 포즈를 취했다.
오문수
지난 13일 오후, 전라남도 여수시 학동에 있는 샘뿔인문학연구소 인근을 지나다 그곳에 소장으로 있는 이민숙 선생의 사무실에 들렀다. 시인인 이민숙 선생은 매주 목요일 저녁에 11명의 '빗살문학' 회원들과 함께 문학과 철학 논어 역주, 근현대 시인의 작품을 읽고 감상평을 쓴다.
이민숙 선생은 해마다 시집을 발표한다. 그녀의 시집 <동그라미, 기어이 동그랗다>는 2015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돼 전국 공공도서관과 병영도서관에 비치됐다.
회원들과 함께 공부하지 않는 시간에는 학생들 논술지도를 하는 그녀와 논술 얘기를 하다가 "논술에 흥미를 보이고 두각을 나타내는 아이도 있습니까?"하고 묻자 "예! 중학교 1학년밖에 안 되는 아이가 훌륭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가르치는 기쁨을 느낍니다"라며 저녁에 오는 아이들을 만나보라고 권했다.
"전태일 평전 읽고 가장 충격을 받았다"는 중학생저녁을 먹고 온 자매(위수연 중1, 위다연 중3)를 만나 이야기를 시작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1학년에 입학한 어린 학생과 대화하는 동안 마치 고3 학생과 대화하는 기분이 들었다. 어휘구사력, 논리 정연함, 인용문장의 다양함, 생각의 깊이가 나를 놀라게 했다.
도대체 무슨 공부를 어떻게 했기에 정선된 용어와 어휘구사가 가능할까 궁금해 수연이가 책을 읽고 쓴 '원고모음집'을 살펴보았다. 수연이의 역사논술 원고모음집에는 세종대왕, 이순신, 실학과 평등사상, 쇄국정책의 영향, 동학농민운동, 대한제국의 마지막과 3.1운동, 대한민국 독립과 신탁통치, 4.19혁명, 6.29선언부터 IMF 극복 등의 내용이 정리돼 있었다.
"집에는 지금까지 써온 원고모음집 10여 권이 있다"는 수연이에게 지금까지 읽은 책을 물으니 "150권쯤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