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노원병 출마선언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8일 오전 노원구 도봉운전면허시험장내 카페에서 제20대총선 서울 노원병 출마를 공식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권우성
알바노조는 최저임금 1만 원이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는 최소조건으로 본다. 2015년 기준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350만 원이다. 그런데 2016년 최저임금은 126만 원으로 평균임금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평균임금의 절반에 미치려면 175만 원 정도는 되어야 하고, 3분의 2수준이 되려면 230만 원 정도가 되어야 한다. 정규직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시간제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0 정도에 불과하며 OECD국가 중 임금불평등, 저임금노동자비율, 소득격차가 최상위권이다. 임금이 낮으니 길게 일할 수밖에 없고 자연히 OECD 최고의 장시간 노동국가가 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대한민국의 노동자는 1908만1천 명이다. 100만 원 미만이 227만9천 명, 100만~200만 원 미만이 693만7천 명. 약 921만 명, 전체 노동자의 절반이 200만 원 미만의 임금을 받고 일한다. 최저임금이 1만 원이 되면 통상적인 근로시간을 일한다고 가정할 경우 월급은 209만 원이 된다. 즉 최저임금 1만 원은 약 1000만 명의 삶이 달린 문제이다.
게다가 이것은 여성의 인권 문제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OECD에서 가장 크기로 유명하며 저임금 근로자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남성의 저임금 근로자 비율은 15.4%인 데 비해 여성은 37.8%다. 여성들이 저임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기성 정치권이 좋아하는 정치공학적 관점으로 이야기한다면 1000만 표가 최저임금 1만 원에 달려 있다.
최저임금 1만원은 청년고용할당제보다 나은 청년정책이다
청년고용할당제가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저임금 노동자의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청년고용할당제에서 발생하는 일자리 대부분은 고학력 노동자들에게 돌아갈 확률이 높다. 현재의 저임금노동자와 비정규직들이 대부분 고졸 출신, 전문대와 지방사립대의 청년들이 채우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청년고용할당제는 한국형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한국의 실업문제는 저임금과 노동조건이 약한 일자리를 대졸 이상의 고학력 청년노동자들이 거부하고, 이 일자리를 청년실업논의에서 배제된 주변부 청년들이 채우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바꾸려면 한국의 일자리의 질을 전체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 주 40시간씩 한 달을 일하면 생계비는 받을 수 있는 것을 최소조건이다.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면 먹고 살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최저임금위원회가 매년 이 생계비를 정하는데 2015년 35세 미만 1인 단신가구의 월 생계비가 약 190만 원이다. 최저임금 1만 원이라면 달성할 수 있는 금액이다.
안철수 대표가 진짜 새정치인이 되길 바란다안철수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는 두 개였다. '새정치'와 '청년'. 새로운 정치는 내용에서 나와야 한다. 청년을 위한다면 안철수 대표가 하려 했던 알바체험이 아니라 구체적인 입법과 법안내용으로 실현시켜야 한다.
국민의 당이 야권연대를 거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좋다. 그러나 알바노조가 제안하는 '만원연대'는 진지하게 고민하시길 바란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안철수, 이정희 후보까지 힘을 합친 야권연대 후보 문재인 후보가 획득했던 표가 1469만 표이다. 그러나 이 표에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바꾸겠다는 것이 빠져있다.
그러나 만원연대를 통해 실제로 20대 국회에서 최저임금 1만 원이 실현된다면, 1000만 명의 삶이 바뀌게 된다. 최소한 이 1000만 명은 정치가 밥 먹여준다는 구호를 실제로 맛보게 될 것이다. 이것이 안철수 대표가 말하는 새정치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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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알바노동자들의 권리 확보를 위해 2013년 7월 25일 설립신고를 내고 8월 6일 공식 출범했다.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인 시급 10,000원으로 인상, 근로기준법의 수준을 높이고 인권이 살아 숨 쉬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알바인권선언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http://www.alb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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