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희훈
'상향식 공천' '시스템 공천'. 말만 요란했지 결국은 줄 세우기와 계파 싸움으로 변질되었다. 절차의 민주성이나 논의의 투명성은 공천관리위의 권한과 정무적 판단이라는 말 한마디로 깡그리 무시된다. 여야 가릴 것도 없다.
새누리당의 공천관리위원장인 이한구 의원은 기존의 후보공천 룰마저 무력화시키면서 '친박공천 비박탈락'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그는 국회의원으로서 품위 손상과 당 정체성 훼손, 상대적으로 편한 지역에서의 다선 혜택을 컷오프(공천 배제)의 근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5선 이재오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출신 진영 의원 등 청와대와 각을 세웠던 비박 의원들이 컷오프 대상에 대거 포함되면서 여당 내에서 큰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정말로, 대통령과 행정부를 견제했다는 것이 공천 배제의 이유라면 이는 공당이라고 볼 수 없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거수기 정당에 불과하며, 삼권 분립의 헌법정신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대구에 이어 부산을 방문한 일도 그렇다. 청와대는 본래의 일정이라고 하지만 논란과 오해가 있는 지역을 콕 집어서, 격려하듯이 방문하는 대통령의 행보에, 총선 개입 논란은 당연히 생겨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