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품은 초코파이, 제가 먹어봤지 말입니다

[먹고 생각하고 그냥 써라] 장수 식품의 변신, '초코파이 바나나' 시식기

등록 2016.03.19 10:59수정 2016.03.2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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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출시된 초코파이 바나나. 이 제품이 요새 인기란다.
최근 출시된 초코파이 바나나. 이 제품이 요새 인기란다. 김지현

'장수 식품의 변신'.


출시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나온 말입니다. 최근 오리온이 '초코파이 바나나'를 선보였습니다. 초코파이가 다른 맛으로 새롭게 출시되는 건 역사상 최초라고 합니다. '초코파이'는 오랜 기간 간식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신병교육대에 있는 훈련병들에게 초코파이는 세상 어느 보물보다도 더 귀했습니다. 일요일 종교행사를 마치고 나와서 받아든 초코파이의 달콤함은 상상을 초월했죠. 오죽하면 '초코파이 신자'라는 말이 나왔겠습니까?

한때는 '情'(정)의 상징으로도 불렸던 초코파이. 제품 광고가 나간 이후로 아파트 경비원과 학교 선생님, 군대 가는 삼촌 등에게 초코파이를 나눠주는 게 유행이었지요. 이후 초코파이류에 들어간 초콜릿에 정제가공유지 등 화학물질이 들어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마시멜로가 체중 증가의 주범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면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초코파이 바나나를 내놓은 회사는 '원물 바나나'와 '계란과 우유'를 넣었다며 기존 초코파이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초코파이가 '허니버터칩'과 '과일소주' 열풍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보다 더 촉촉해진 초코파이 바나나

 겉은 기존 초코파이와 큰 차이가 없다.
겉은 기존 초코파이와 큰 차이가 없다. 김지현

겉모양은 일반 초코파이와 다를 게 없어 보이는데 바나나향이 약간 납니다. 처음에 저는 막걸리 냄새랑 약간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초코향과 바나나향이 섞이면서 그런 느낌을 주는 듯합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맛과 질감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죠. 우선, 질감이 이전보다 촉촉해졌습니다. 오리온의 설명에 따르면 마시멜로가 있던 자리에는 원물 바나나에 퓨레를 섞어 대체했다고 합니다. 쫄깃한 느낌이 있긴 있으나 이전 초코파이에 비하면 덜했습니다. '바나나맛이 나는 빵'이란 느낌입니다. '바나나 초코빵'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다 보니 다시 10여 년 전으로 되돌아가는 느낌이 듭니다. 초코파이 하나를 받고 기뻐하던 155번 훈련병 임동현, 이등병 임동현으로 말입니다. "오랜만에 초코파이 먹어 보니 맛있지 말입니다." 맛에 대한 평가는 이 정도로 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초코파이 바나나, 장수할까요?

 초코파이 바나나의 단면, 가운데가 노랗다.
초코파이 바나나의 단면, 가운데가 노랗다. 김지현

사람들은 점점 새로운 것에 끌립니다. 오리온은 새로운 맛에 대한 고객들의 호기심을 겨냥해 초코파이 바나나를 만들었겠지요. 초코파이 바나나는 기존 초코파이에 물린 이들에게 분명 좋은 평가를 받을 것 같습니다. 고급스러운 느낌이 초코파이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고 보니 궁금해집니다. 초코파이 바나나는 오랜 기간 인기를 끌 수 있을까요? 허니버터칩은 초반의 큰 인기에 비하면 요즘은 그 열기가 많이 식었고, 과일소주의 인기 역시 조금씩 뒷걸음질 치고 있다 합니다. 호기심이 사라지면서 인기도 줄어든 것이죠. 그 초코파이 바나나가 그 전철을 밟을지, 아니면 초코파이의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잡을지 궁금합니다.

또 하나 궁금해집니다. 초코파이는 어디까지 맛의 범위를 넓혀갈까요? 또 다른 맛이 나오는 건 아닐까요? 그리고 어떤 맛으로 한동안 초코파이에 멀어졌던 사람들을 다시 끌어모을까요? '장수 식품의 변신'의 결과를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바나나 초코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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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솜씨는 비록 없지만, 끈기있게 글을 쓰는 성격이 아니지만 하찮은 글을 통해서라도 모든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글쟁이 겸 수다쟁이로 아마 평생을 살아야할 듯 합니다.

오마이뉴스 전국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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