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존치교실 5차 협의회, 재학생 학부모 '불참'

7대 종단 '교실 문제 종교인 호소문' 발표 "사회적 합의가 416 참 뜻 기리는 길"

등록 2016.03.25 09:33수정 2016.03.2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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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세월호 참사 이후 아직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2학년 2반 고 허다윤양 책상. 다윤이 부모가 쓴 '잊지 않고 있어. 엄마 아빠가 다윤이 포기 안 해'라는 글, 하얀 국화와 작은 화분, 과자 등이 놓여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아직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2학년 2반 고 허다윤양 책상. 다윤이 부모가 쓴 '잊지 않고 있어. 엄마 아빠가 다윤이 포기 안 해'라는 글, 하얀 국화와 작은 화분, 과자 등이 놓여 있다. ⓒ 박호열


단원고 존치교실 관련 5차 협의회가 지난 24일 오후 안산교육지원청에서 열렸다. 안산 단원고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로 구성된 단원고 교육가족은 협의회에 불참했다.

단원고 교육가족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2주기 이후 교실을 정리한다는 약속을 하지 않는 한 협의회든 어떤 사회적 합의도 응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4월 16일 이후 4.16 교실 유품 등을 안산교육지원청으로 옮기고 5월부터 교실을 강제 정리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사회를 맡은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김광준 사무총장(성공회대 신부)은 "416가족협의회에서 한 걸음 물러나 지혜롭게 문제를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김 총장은 "또한 재학생 학부모들은 교실을 절대 물리적으로 정리하는 일이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사회적 합의를 이어나갈 것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오전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5차 협의회에서는 4차 회의에서 합의한 416교육체제, 416민주시민교육원, 단원고 내 추모조형물을 포함한 기억공간 등과 관련된 논의를 구체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재학생 학부모들에게 협의회 참여를 요청하기로 했다.

회의에 앞서 안산지역 '시민중재단' 인사들이 김광준 사무총장을 만나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측의 더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원고 존치교실과 관련해 사회적 합의가 중단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였다.

이날 회의와 관련해서 경기도교육청은 별도의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다음 회의는 4월 1일 오후 4시 안산교육지원청에서 열릴 예정이다.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들이 해당 회의에 참석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7대 종단 "단원고 교실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한편 천주교와 불교, 한국기독교협의회 등 국내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지난 24일 '단원고 교실 존치 문제에 대한 종교인들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호소문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에게 참사 2주기를 맞아 존치교실을 단원고에서 이전하는 제안문을 받아들여 달라고 요청했다. 재학생 학부모에게는 '2주기 이후 교실을 강제 정리하려는 방침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종교인들은 먼저 유가족들에게 "재학생들과 학교를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지난 3차 협의회에서 제안한 내용을 재검토해 주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원만한 사회적 합의만이 4.16의 참뜻을 기리는 길이고, 가장 교육적인 해결 방법이라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러한 사회적 합의의 모범을 만든다면 더 큰 과제인 진실규명과 교육체제의 변화에도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앞으로 모든 종교인의 역량을 모아서 세월호 진실규명을 위한 희생자 가족들의 노력과 수고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종교인들은 재학생 학부모들을 향해 "교실존치 문제는 가장 교육적인 방법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며 "단원고 존치교실의 경우 고통의 기억이 서린 장소이기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합의가 가장 교육적인 길인만큼 더 많은 인내와 시간을 부탁드린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기억을 붙잡고 싶어 하는 유가족들의 심정을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헤아려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경기도교육청에도 당부했다. 이들은 "희생당한 학생들의 기억이 지워지지 않도록 힘쓰고, 교육청이 제안한 4·16민주시민교육원이 계획대로 조속히 건립되어 안전교육의 산실이 될 수 있도록 확약해 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4·16교육체제가 조속히 학교 현장에서 실천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단원고 416교실 #단원고 존치교실 관련 협의회 #한국종교인평화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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