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총선 세가지 관전포인트 : 진박, 유승민, 김부겸

[D-16 점검] 지금까지 선거와는 다른 대구 총선판

등록 2016.03.28 20:52수정 2016.03.2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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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이 1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구가 지난 선거와 달리 요동치고 있다. 이른바 '진박' 후보들에 대해 유권자들이 얼마나 수긍하고 투표할지, 또  유승민 의원과 친유승민계 의원들의 무소속연대 가능성, 김부겸 후보를 필두로 한 야권의 교두보 마련 등이 관심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① 과연 '진박' 후보 중 몇 명이나 당선될까?

 새누리당 정종섭(대구 동구갑), 이인선(대구 수성을), 추경호(대구 달성군) 후보가 26일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필승을 다짐했다.
새누리당 정종섭(대구 동구갑), 이인선(대구 수성을), 추경호(대구 달성군) 후보가 26일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필승을 다짐했다.조정훈

지난 1월 20일 '진박' 후보 6명이 대구시 남구 대명동의 한 식당에 모여 세를 과시했다. 당시 참석했던 인사는 정종섭(동구갑), 곽상도(중·남구), 추경호(달성군), 윤두현(서구), 이재만(동구을), 하춘수(북구갑) 예비후보였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를 국민이 심판해 달라'고 한 유승민 의원과 친유승민계 의원들을 향해 "현역 의원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박'에 대한 지역민들의 민심이 돌아서면서 이들 중 정종섭, 추경호 후보만이 단수공천을 받았고 곽상도 후보가 경선을 통해 공천을 받았을 뿐, 나머지 3명은 경선에서 떨어지거나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으로 출마하지 못했다.

정종섭 후보와 추경호 후보는 지역 여론조사에서 류성걸 의원과 구성재 후보에 비해 두 자리 수 이상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단수공천을 하자 류 의원과 구 후보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곽상도 후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3~4위에 머물렀지만, 1차 여론조사에서 현역인 김희국 의원을 컷오프 시킨 후 두 명의 여성 예비후보를 다른 지역구나 비례후보로 보내고 배영식 예비후보와 결선 여론조사 경선을 거쳐 겨우 공천을 받았다.

이 때문에 지역 민심이 돌아서면서 '진박' 후보들이 상당히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진박 후보들은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결국 여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과연 얼마나 등을 돌린 유권자들의 마음을 달래느냐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류성걸 후보(동구갑)와 박창달 후보(중·남구), 구성재 후보(달성군) 등은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을 문제삼으며 자신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② 유승민 의원과 친유승민계 무소속연대 가능성?

 무소속 유승민(대구 동을·왼쪽부터), 권은희(대구 북갑), 류성걸(대구 동갑) 의원이 총선 후보자 등록을 하기에 앞서 25일 오전 대구 동구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무소속 유승민(대구 동을·왼쪽부터), 권은희(대구 북갑), 류성걸(대구 동갑) 의원이 총선 후보자 등록을 하기에 앞서 25일 오전 대구 동구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에 유승민 후보와 친유승민계 후보들의 무소속연대가 과연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유승민 후보는 지난 27일 친유승민계인 류성걸(동구갑), 권은희(북구갑) 후보와 함께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SNS 지지자 간담회에서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 도와 드리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또 여성우선공천지역으로 선정해 이인선 후보가 공천을 받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주호영 의원(수성을)에 대해서도 돕겠다고 나서는 등 선거협력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무소속연대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무소속으로 나선 이들은 흰색 점퍼 옷을 맞춰 입고 세를 과시하고 있다.

여성우선공천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컷오프를 당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한 주호영 의원의 지지세도 만만치 않다. 이인선 전 경상북도 부지사가 중·남구 선거구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운동을 벌여왔으나 선거를 불과 20여 일 앞두고 수성을 선거구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조선일보>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6일 지역구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28일 보도)에서 주호영 의원이 40.0%의 지지율로 이인선 전 경북부지사의 지지율 22.9%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는 유선전화 면접방식으로 표본오차는 95%에 신뢰수준은 ±4.3%P이다.

③ 김부겸 후보, 야권 교두보 만들 수 있을까?

나란히 후보등록하는 김부겸, 김문수 제20대 총선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가 24일 오전 대구광역시 수성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 등록을 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나란히 후보등록하는 김부겸, 김문수제20대 총선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가 24일 오전 대구광역시 수성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 등록을 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권우성

대구에서 과연 야당 국회의원이 나올 수 있을까도 관심거리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빅매치가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김부겸 후보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해 40.4%라는 당시로서는 상당한 득표를 했지만 아깝게 이한구 의원에게 패했다. 이후 대구를 떠날 것이라는 지역민들의 의구심과는 달리 2014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후보로 나왔고, 이번 총선에서도 더민주 소속으로 출마했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해 이한구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지역구로 옮겨왔다. 김 후보는 당시 "새누리당 텃밭이기 때문에 아무나 오면 당선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이제는 스스로 '험지'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김부겸 후보가 10%P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벌써부터 야당 국회의원이 나올 것으로 기대들이 많다. <영남일보>와 대구MBC가 지난 25일과 26일 양일간 리얼미터에 의뢰해 19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28일 보도)에서 김부겸 후보는 52.7%를 얻어 38.2%를 얻은 김문수 후보를 14.5%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김부겸 후보는 50.8%를, 김문수 후보는 40.0%를 얻어 다소 차이가 줄어들긴 했지만, 김부겸 후보는 여전히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연령대에서는 50대까지에서 김부겸 후보가 앞섰고 60대 이상에서만 김문수 후보가 앞섰다.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24.2%는 김부겸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대답한 여론은 70.4%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이며 응답률은 7.0%이다.

KBS와 <연합뉴스>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23일 남녀 각각 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24일 보도)에서도 김부겸 후보가 46.3%를 김문수 후보(36.9%)에 비해 9.4%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의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이다.

 홍의락 의원이 지난 26일 오후 대구시 북구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홍의락 의원이 지난 26일 오후 대구시 북구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조정훈

대구 북구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컷오프 당하자 더민주를 탈당한 홍의락 의원도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홍 의원이 가뜩이나 야당세가 약한 대구에서 공천에 탈락하자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지역에서도 동정론이 일면서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곳은 당초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였으나 서 의원이 1차에서 컷오프 당하고 예비후보들도 경선에 한 번 참여하지 못한 채 장애인우선추천지역으로 지정됐다. 결국 양명모 전 대구시약사회 회장이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았지만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홍의락 의원 선대위에는 예비후보 기간에 뛰었던 이종화, 황영헌 새누리당 후보의 캠프 관계자 상당수가 참여했다. 지난 26일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1300여 명의 지역 주민들이 참석했을 뿐 아니라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축하 화환도 눈에 띄었다. 홍 의원 측은 "이번에 용광로 선대위가 구성됐다"며 "선대위원장도 새누리당 예비후보 각 캠프에 있던 분들을 공동으로 선임할 것"이라고 밝혀 반새누리당 야권 무소속 후보로서 돌풍을 예고했다.

이밖에도 보수의 도시 대구에서 출마하는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민중연합당 등 진보정당 후보들이 과연 얼마나 많은 지지를 받을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여론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볼 수 있다.
#총선 #진박 #무소속 #김부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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