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17일 공개된 <뉴스타파> 중 한 장면.
뉴스타파
객관성이 없는 쪽은 오히려 다른 쪽이었다. "문제는 언론이다. 90% 언론이 박근혜 편에서 뛰는 한 선거는 하나마나다. 선거마다 새누리당이 얼마나 이기는가가 포인트 아닌가? 한쪽은 99를 잘못해도 괜찮고, 한쪽은 1만 잘못해도 안 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종편을 만들고 김재철 사장이 MBC를 무너뜨리면서 게임은 끝났다." 한 새누리당 소속 광역단체장의 말이다. (<시사인>, "선거 앞에서 언론이 남이가.")
17일 <뉴스타파>가 나경원 의원 딸 특혜 의혹을 보도했다. 그러나 다음날 KBS, SBS, MBC 등 지상파 언론사에서 관련된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또 양 당의 공천이 각기 다른 파열음을 낼 때, 지상파와 보수언론은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침묵했고,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거센 비판에 나섰다. 필리버스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총선보도감시단이 올해 1월부터 3월 29일까지 KBS <뉴스9> 정치뉴스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를 보자. KBS는 야당의 내분에만 '패권'이라는 이름을 붙여댔다. 여당의 계파 갈등을 계파 또 갈등이라는 말로 보도한 것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뿐만 아니다. 언론은 여당에 불리한 이슈에는 관대했고, 야당에 불리한 이슈에는 뜨거웠다. TV조선은 김홍걸의 더불어민주당 입당 소식에 "금배지 때문에 욱해서 그랬다"는 OX 퀴즈를 만들어 내보냈을 정도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그들에게 어떤 경고, 권고, 시정조치 하나 내리지 않았다. 이미 선거라는 판 자체가 크게 기울어져 있었다. 유불리가 확실했다. 언론이 이미 누군가의 편을 들고 있다는 인상을 굳힌 순간, 공명한 선거는 보이지 않았다.
표현의 자유가 사라졌다그러는 한편, 선거관리위원회는 언론사들에 '인터넷 실명제'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댓글을 실명으로 달게 하라. 3월까지만 시간을 주겠다. 지난 7월 '공직선거법상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합헌 판결이 났다는 이유에서였다. 익명 댓글난을 계속 유지할 경우, 1,000만 원에 달하는 벌금을 내야 했다.
이에 대다수 언론사는, 실명확인 시스템을 만드는 대신 댓글 창을 아예 닫아버렸다. 소셜댓글 등 일부 기능이 남기는 했지만, 제한적이었다. 결국 인터넷 실명제의 실행이 사실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결과를 낳고 만 것이다.
이미 운동장이 기울어진 상태, 주류 언론이 한쪽 편에 서 있는 상태에서 표현의 자유조차 보장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의 말은 방송을 통해 계속해 확대되어 되돌아오고, 작은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누군가의 말은 '삭제 요청'을 받는다면 더더욱 그렇다.
공명선거를 원하는 것은 선거관리위원회만이 아닐 것이다. 이미 목소리의 무게가 한쪽으로 쏠려 있는 상태에서의 선거가 과연 공정하고 명대할 수 있을 것인가. 언론은 이미 사사롭고, 그렇다는 데에 조그마한 부끄러움도 없어 보인다. 그렇기에, 공명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필요한 것은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비판을 삭제하거나, 감추려는 것이 아니다. 공명한 선거 분위기를 위해 필요한 것은 균형이고, 회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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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언론이 대통령 편에서 뛰어... 게임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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