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년 된 교토의 소바 메밀국수, 그 맛이

혼케 오와리야 메밀국수집을 찾아서

등록 2016.04.05 08:19수정 2016.04.0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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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저녁 교토 시내에 있는 혼케 오와리야라(本家 尾張屋)는 소바 메밀국수 집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550년 전인 1465년 전부터 메밀가루로 메밀떡이나 과자를 만들어서 팔아온 곳입니다. 주문을 받는 식당 직원에게 550년 된 소바 메밀국수를 먹고 싶다고 했습니다.


a              550년 된 소바 메밀국수집에서 파는 메밀 떡과 과자입니다. 메밀떡보다 빵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안에 팥이 들어있습니다.

550년 된 소바 메밀국수집에서 파는 메밀 떡과 과자입니다. 메밀떡보다 빵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안에 팥이 들어있습니다. ⓒ 박현국


식당 직원 말에 의하면 처음부터 소바 메밀국수를 만든 것이 아니고, 처음에는 메밀가루로 과자나 떡을 만들어오다가 에도(江戸)시대(1603-1867)부터 소바 메밀국수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일본에도 오래전부터 메밀이 재배되었다는 기록이 있지만 에도시대에 각기병이 유행하여 소바 메밀국수가 각기병에 좋다고 하여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특히 메밀에 들어있는 비타민 B1이나 루틴이 각기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도 소바 메밀국수를 먹은 뒤 소바 메밀국수를 삶은 물을 마시기도 합니다. 비타민 B1이나 루틴이 물에 녹기 때문에 소바 메밀 국수를 삶은 국물에 이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주로 먹는 밥이나 빵은 외떡잎식물인 벼, 보리, 옥수수 따위 열매입니다. 그러나 메밀은 쌍떡잎식물입니다. 어쩌면 끼니로 먹는 먹거리 가운데 메밀은 유일한 쌍떡잎식물입니다. 따라서 쌍떡잎식물인 메밀에는 없는 어떤 특별한 것이 들어있을 수 있습니다.

메밀가루는 끈기가 없어서 잘 뭉쳐지지도 않고, 형태를 만들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메밀가루에 밀가루를 섞어서 끈기를 이용하여 국수나 떡, 과자 따위를 만듭니다. 그리고 메밀껍질을 섞어서 진한 색을 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소바 메밀국수집에서 메밀가루, 밀가루, 껍질 가루를 얼마나, 어떻게 섞는지는 말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영업비밀인가 봅니다.

a              왼쪽 사진에 있는 소바 메밀국수는 여러 가지 양념을 준비하여 다른 맛을 느끼며 먹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튀김과 같이 먹는 소바 메밀국수입니다.

왼쪽 사진에 있는 소바 메밀국수는 여러 가지 양념을 준비하여 다른 맛을 느끼며 먹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튀김과 같이 먹는 소바 메밀국수입니다. ⓒ 박현국


우리나라에서도 메밀은 오래전부터 먹었습니다. 특히 북한 지방의 함흥냉면은 유명합니다. 그리고 남부 지방에서는 메밀을 맷돌에 갈아서 물에 뜨는 껍질을 물과 함께 흘려보내 바닥에 가라앉은 메밀가루를 물과 함께 끓입니다. 이것이 식으면 굳습니다. 이것을 메밀묵이라고 해서 먹습니다. 특히 전라북도 정읍시 정량리에서는 메밀묵이 잡귀를 쫓아낸다고 하여 당산제 제상에 올리기도 합니다.     


혼케 오와리야라는 소바 메밀국수 집에서는 오래전부터 만들어온 소바 메밀 떡이나 과자가 여러 종류입니다. 그리고 소바 메밀 국수 역시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모두 다 맛 볼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따뜻하게 먹는 것과 차게 먹는 것 두 종류가 있습니다. 그리고 소바 메밀국수에 무엇을 넣거나, 무엇과 같이 먹느냐에 따라서 종류가 달랐습니다.

550년 된 소바 메밀국수라고 해서 특별한 맛이나 분위기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오래된 전통이 주는 믿음이나 오랫동안 외곬으로 고집해온 집념이 값을 더해주었습니다. 다만 소바 메밀국수 전문점이고, 오래된 만큼 메밀로 만든 여러 가지 과자나 메밀국수 종류가 다른 곳 보다 여러 가지로 많은 것은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a              왼쪽 사진은 소금에 절인 청어와 같이 먹는 소바 메밀국수이고, 오른쪽 사진은 메밀가루로 반죽을 만들어 칼로 자르는 모습입니다.

왼쪽 사진은 소금에 절인 청어와 같이 먹는 소바 메밀국수이고, 오른쪽 사진은 메밀가루로 반죽을 만들어 칼로 자르는 모습입니다. ⓒ 박현국


참고 누리집> 혼케 오와리야라(本家 尾張屋) 소바 메밀국수집, https://honke-owariya.co.jp/, 2016.4.4.

첨부화일은 우리나라에서 나는 외떡잎식물들입니다. 사진과 한국이름, 일본이름, 학명이나 중국이름 따위를 가나다라 순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소바 메밀국수 #혼케 오와리야라(本家 尾張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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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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