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초돼지묵전골
김수종
오랫동안 중앙정부와 멀어졌던 영주의 선비들은 메밀국수와 메밀묵을 많이 먹었고, 조선 후기 영조임금이 녹두묵에 고기볶음, 미나리, 김 등을 섞어 만든 묵무침인 탕평채(蕩平菜)를 즐긴 것을 모방하여 비슷한 재료를 조합하여 세상은 태평하지 않았지만 묵을 먹을 때만이라도 태평성대를 꿈꾸며 태평초를 만들어 먹게 된다.
태평초는 영주지역 사림의 재등용에 대한 감사와 영조임금의 치적과 태평세월을 기원하며 영주의 백성들이 만든 독창적인 요리인 것이다.
태평초는 메밀묵의 부드럽게 씹히는 감촉이 채소와 어우러져 칼칼하고 개운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탕평채는 청포묵 혹은 녹두묵에 쇠고기, 갖은 야채를 넣어 무쳐 먹는 것인데 반해, 태평초는 청포묵 대신 메밀묵을, 쇠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이용한 백성의 음식이다.
약간 맵고 칼칼하면서도 뒷맛이 개운한 태평초를 오랜만에 먹었다. 동행한 김 국장과 박 선생도 처음 맛보는 태평초에 놀라는 눈치다. 용궁막걸리를 반주로 한잔하며 맛있게 점심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