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 집사님이 새로 구입한 스마트폰칠순(七旬)의 Y 집사님은 누르는 폴더폰을 마다 하고 최신의 스마트폰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
이명재
스마트폰을 구입해서 사용하지 못할 바에게 사지 않는 것이 더 낫다. 마음이 조여 오는 것은 Y 집사님보다 오히려 내가 더 했다. 나는 한참 뜸을 들이다가 기분 나쁘지 않게 집사님에게 말했다.
"집사님, 스마트폰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쓰는 거예요. 사용 방법이 무척 복잡해서 괜히 구입했다가 다시 물리는 일이 생길 것 같아 말씀 드리는 건데…. 지금까지 쓰시던 폴더폰으로 사시는 게 어떨까요? 그것이 집사님에게 더 맞을 듯한데…."집사님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아마 두 기기를 놓고 고민을 하는 것으로 나는 짐작했다. 시내 역전 휴대전화 가게에 다 와갈 때 집사님은 말을 꺼냈다. 그의 확고한 말투가 나를 적지 않게 놀라게 했다.
"아닙니더, 저 스마트폰으로 하려고 진즉부터 생각하고 있었습니더. 처음부터 아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꺼. 배워가면서 하면 되지요. 목사님이 스마트폰 적당한 걸로 하나 골라 주이소."난감했다. 벌어질 일이 뻔한데…, 칠순 노인이 스마트폰을 고집하다니! 가게에 들어가서 저가 폰에 저렴한 가격으로 하나 계약해드렸다. 종업원이 사용 방법과 계약 조건을 길게 설명했지만 집사님에겐 마이동풍(馬耳東風)이었다. 됐다면서 몇 번이나 손사래를 쳤지만 종업원은 설명해 드리는 건 의무라면서 설명을 이어갔다.
돌아오는 길에 Y집사님은 무슨 요술 방망이라도 하나 얻은 듯, 스마트폰을 잡고 계속 작동 시험을 했다. 막히는 것을 운전에 방해될 만큼 내게 물어봤다. 나도 스마트폰 사용에 밝은 것도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천천히 알려드렸다. 집사님은 글자를 깨우쳐 가는 학동마냥 기쁨에 젖어 있었다.
오늘(4월 8일) 아는 목사님이 입원해 있는 대구병원에 병문안을 갔다. 지방회 몇몇 목사님들과 함께 갔는데, 수술이 잘 돼 다행이라고 했다. 입원한 목사님은 문병 간 우리에게 건강 잘 챙기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돌아오는 길, 왜관쯤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데 Y집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스마트폰으로 전화 거는 방법을 몰라 이웃 사람에게 물어서 전화를 넣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