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정치마당 인터넷 정치 사이트 '시민정치마당'은 시민들 스스로 소식을 올리고 자발적으로 캠페인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정대희
아직 완성품은 아니다. 홈페이지(
http://cpmadang.org/)에 접속해 보았다. 수집된 글 중 시민들의 추천이 높은 5개의 글이 대문에 걸려있다. 밑으로는 최근에 진행된 온라인 캠페인 및 운동, 행사 일정이 게재돼 있다. 상단에 배치된 17개 광역지자체를 클릭하니 4.13총선에 도전한 후보자들의 정보가 사진과 함께 나타난다. 아래에는 지역 시민단체의 글도 보인다. 하지만 여기저기 정보가 비어 있다. 그가 말했다.
"기존의 플랫폼과 달리 영원히 진행 중인 공간이다. 시민들이 의견을 게재하고 직접 공간을 채우게 돼 있다. 공간을 시민이 스스로 채우는 방식이다. 글 채택 방법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의견은 지금까지 상위 5%에 의해 좌지우지됐다. 이젠 시민들이 스스로 평가해야 한다. 정보를 제공받는 최종 소비자 아니라 1차로 행동하는 시민이 돼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정치마당은 의견을 모아 이슈로 만드는 게 목적도 아니다.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그렇다면, 어떻게 사이트를 활용하면 좋을까? 영덕 핵발전소 반대운동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14년 11월 21일 정홍원 국무총리는 경북 울진을 방문했다. 이 자리서 정 총리는 신울진원전 건설을 위한 울진군과의 협상 타결을 발표했다. 그리고 영덕에서는 '신규 원전을 건설하면 정부가 1조 5000억 원 상당의 재정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영덕군의회서는 '신규 원전 유치 재검토 주민투표 청원'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결과는 군의회가 원전특위를 구성하고 특별지원사업 예산 편성을 거부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 과정서 '시민정치마당'이 한몫을 했다. 영덕군 의원들의 연락처를 홈페이지에 게재해 시민들이 직접 의견을 전달할 수 있게 했다. 순식간에 군의원에게 문자, 전화하기 캠페인이 진행됐다. 전국에서 영덕군의회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안건이 시민들 뜻대로 된 '비하인드 스토리'다. 그가 말했다.
"월 5000개의 이메일이 쌓이고 있다. 이런 식이면, 2년 만에 10만 명의 이메일이 축적된다. 이들이 모여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의견을 나눠 서명운동을 넘어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세상은 확 바뀔 것이다."'마이보'와 비슷한 방식이다. '마이보'는 지지자들 스스로 새 소식을 올리도록 하고 자발적으로 지역에서 지지 그룹을 만들도록 했다. 그는 집회나 시위를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인터넷으로 정치혁명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만약 동네에 어린이집이 필요하면, 엄마 아빠가 직접 나서면 된다. 국회의원이나 시장, 군수, 구청장을 찾아갈 게 아니라 시민이 캠페인을 통해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때가 때인지라 4.13총선과 관련된 글이 사이트에 많이 올라온다. 그중 시민단체가 선정한 낙선후보 글이 인기다. 댓글과 공유가 가장 많다. 글에 댓글이 달리면, 곧바로 시민정치마당 계정의 SNS에 글이 올라가고 공유된다. 인터넷 시대선 집회나 시위가 아니어도 시민을 두려워하는 정치문화를 만들 수 있다."갈 길 먼 인터넷 정치혁명, 그래도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