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문정서? '반'갑습니다 '문'재인" 시민의 플래카드

[팟짱 르포] 김홍걸과의 동행, 그 파급효과는?

등록 2016.04.10 09:58수정 2016.04.1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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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법선 스님은 ‘팟짱’ 총선 생중계팀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떻게든 호남이란 울타리를 떠나 민주 진보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특정 세력이 ‘호남이 홀대받았다’, ‘무시받았다’면서 감정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정면돌파해야 한다”고 전했다. ⓒ 김다솜


"관 뚜껑에 들어갔다 나온 거죠."

광주 문빈정사를 지키던 개가 밖으로 뛰어나왔다. 문 전 대표를 환영이라도 하듯 근처에서 서성거렸다. 광주 문빈정사의 법선 스님은 "얘가 지난여름에 죽은 줄 알고 파묻으려 했는데 갑자기 살아나서 산 쪽으로 뛰어가더니 3일 만에 돌아오더라고요"라며 죽다 살아난 개 이야기를 문 전 대표에게 들려줬다. 문 전 대표는 개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잠자코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반문 정서로 싸늘해진 호남 민심을 문 전 대표의 이번 방문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말이다.

9일 오전 9시, 문 전 대표는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문빈정사 종무소로 들어가 법선 스님과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법선 스님은 "광주 민심으로부터 버림받았다면 여기서 시작해야 하고, 그 시작을 광주에서는 응원해줄 것"이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세 사람은 이희호 김대중재단 이사장의 안부나 홍걸 씨가 과거 김대중 대통령에게 손글씨 편지를 받은 일 등을 얘기했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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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걸 위원장을 본 시민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환영 일색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삼남인 김 위원장을 아끼는 광주 시민이 많았다. 이런 김 위원장이 나선 것은 호남 민심 돌리기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김다솜


김홍걸 위원장은 이번 호남 방문의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문 전 대표가 앞서 걸으면 한 발자국 뒤에서 따라붙으며 지원군 노릇을 자처했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모습을 두고 '김대중과 노무현의 만남'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김대중 정치를 계승하겠다는 분들이 구태 정치를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무등산 국립공원 안내소 앞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김홍걸 위원장은 시민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아버지께서는 평생 남을 비방하거나, 인신공격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창당의 주축이 됐던 박지원 전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김 위원장의 역할은 컸다. 문빈정사에서 무등산 국립공원 입구까지 걸어 내려오면서 두 사람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일부 시민들은 김 위원장을 보더니 어깨를 감싸 안으며 격려의 말을 해준다든지,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학자 출신의 김 위원장은 시민들의 반응에 쑥스러워하면서도 "잘 부탁드린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반문 정서? '반'갑습니다, '문'재인."

지지자들이 가져온 플래카드가 문재인 전 대표 머리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일부 지지자들은 미리 한옥마을에 도착해 문 전 대표에게 줄 꽃송이를 준비하거나 플래카드를 만드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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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옥마을 입구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문 전 대표는 “전북이 작년부터 6조 예산 시대를 열었는데 그 결정적인 공을 세운 분들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 김다솜


9일 오후 3시, 문 전 대표가 전주 한옥마을에 나타났다. 멀찍이 떨어진 시민들도 문 전 대표를 발견하고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전주 한옥마을로 주말 나들이를 온 관광객들은 문 전 대표의 발걸음을 따라 바짝 붙었다. 길목 전체가 군중으로 가득 메워졌다. 이윽고 문재인 전 대표가 안경을 벗었다. 연신 손으로 땀을 닦으며, 전주한옥마을을 걸었다. 머리칼은 땀에 젖었다.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열성 지지자도 있었다. 한 지지자는 "종편 보니까 광주에서 문재인을 싫어한다 했는데 실제로 그곳에 가보니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시더라"며 평했다. 한편, 이날 문 전 대표는 전주·김제·익산에 출마하는 후보들을 방문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에게 호남 방문 계획을 묻자 말없이 미소만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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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최진 더불어민주당 광주 동구·남구갑 후보(좌)과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광주 서구을 후보(우)를 만나고 있다. ⓒ 김다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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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 정의당 전북 김제·부안 후보가 시장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제전통시장 상인들은 강 후보하면 ‘TV 토론회’를 떠올렸다. 강 후보는 “(TV 토론회를 통해) 새만금 개발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며 “유권자들이 이제는 개발 공약을 지겨워한다는 사실을 알려서 기쁘고, 그런 생각이 저변에 깔렸다는 걸 확인하는 기회였다”고 전했다. ⓒ 김다솜


#팟짱 #총선 #문재인 #김홍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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