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만덕고등학교 교정에서 작은 음악회가 있었다. 이곳에서 전지환 학생을 바로 만날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송태원
- 실명까지 밝히며, 투표 독려 대자보를 붙이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투표 참여하자고 플래카드도 걸고, 방송에서도 투표하자고 하잖아요. 나이가 안 돼서 투표는 못 하지만 투표 참여하자고 할 수는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그리고 실명으로 해야 신뢰감이 더 가잖아요. 부끄러운 일 하는 거 아니니까요."
- 부산대학교에 대자보 붙인 상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줄 수 있을까요?"먼저 글을 쓴 뒤에, 대자보로 옮겨 적었습니다. 부산대학교에는 제가 직접 못 붙였고요. 아는 형들이 도와줬어요. 한 명이라도 더 투표하면 좋잖아요. 대학생 형 누나들이 투표 많이 하면 인들이 청년들 목소리에 귀 기울일 거고, 자연스럽게 제가 대학생 되고 어른 되면 좀 더 나은 나라 될 수 있을 테니까요. 부담감 전혀 없이 담담하게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어서 좀 놀랐습니다."
- 대자보에서 세월호 참사, 위안부 협상, 역사 교과서 국정화, 청년실업에 대해 언급했는데, 여기에 대한 지환 학생의 생각을 좀 더 듣고 싶어요."세월호 참사 2주기가 지난 16일이었잖아요. 사람들이 '그만할 때 됐다'며 뭐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수학여행 가다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 저도 수학여행 가다가 그렇게 죽을 수 있잖아요. 왜 정부는 제대로 구조하지 않았을까요? 세월호 선장과 몇 명만 처벌받고 진짜 더 큰 잘못한 사람들은 아직 처벌 안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났다고 잊을 수 있을까요?
위안부 문제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뜻에 상관없이 정부에서 독단적으로 위안부 협상을 처리한 거잖아요. 그걸 보고 '대한민국 정부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버렸다'고 생각했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저는 1학년 때 한국사를 배웠습니다. 만덕고가 혁신학교라서 토의 토론 수업을 일반 학교보다 많이 합니다. 역사적 사실은 변할수 없지만 어떤 사람은 그 사실에 대해 '잘된 일이다'라고 할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잘못된 일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에서는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 하나의 국정교과서로 공부하게 된다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해하거나, 그 일에 대한 여러가지 비판적인 생각이 없어지는 거니까, 단지 더 많이 외우는 일이 되지 않겠어요. 교과서가 한 가지로 획일화되는 건 안 된다고 봐요.
그리고 대학생 형 누나들이 알바만 하고, 정규직은 되기 힘들잖아요. 조금 있으면 제가 겪게 되는 일이고요, 청년실업과 취업에 대해서는 고등학생도 관심이 많아요. 친구들 장래 희망 중에도 공무원이 제일 많고요.
청년실업의 경우엔 청년들이 많이 투표하면 청년의 표를 얻어야 하니까, 청년의 목소리에 국회의원들이 귀 기울이지 않을까요? 그리고 교육감 선거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직접적인 당사자니까, 고등학생도 투표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다른 언론사에서 혹시 인터뷰 요청이 오지 않았나요? "학교로 몇 군데에서 연락 왔다고 들었고, 아버지도 인터뷰 요청이 있었다고 했어요. 저에게 직접 연락 온 적은 없어요. 일베에 안 좋은 댓글도 달리고 했다던데, 전 신경 안 써요. 유명해지고 싶어서 한 일 아니라서 인터뷰 안 한다고 했어요. 제가 한 말이 꼬투리 잡혀서 이용될까 봐 걱정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도 그렇고 담임선생님도 안 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는 '있는 그대로' 기사를 내 줄 거라고 생각해서 인터뷰하기로 결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