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국정원 직원 '좌익효수', 선거개입 아니다"

'망치부인' 이경선 가족 모욕에는 집행유예 판결

등록 2016.04.21 10:55수정 2016.04.2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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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직원 '좌익효수' 1차 공판, 피고인명은 OOO 국가정보원법 위반 및 형법상 명예훼손죄 혐의로 기소된 국정원 직원 '좌익효수' 유모씨에 대한 1차 공판이 열린 2015년 12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사건번호와 피고인명, 사건명이 적혀 있는 공판안내문이 붙어있다. 공판안내문에는 국정원 직원의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피고인명에 OOO 표시(빨간색 테두리)되어 있다. 이날 법정에도 국정원 신분 이유로 가림막을 설치한 채 진행됐다.
국정원 직원 '좌익효수' 1차 공판, 피고인명은 OOO국가정보원법 위반 및 형법상 명예훼손죄 혐의로 기소된 국정원 직원 '좌익효수' 유모씨에 대한 1차 공판이 열린 2015년 12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사건번호와 피고인명, 사건명이 적혀 있는 공판안내문이 붙어있다. 공판안내문에는 국정원 직원의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피고인명에 OOO 표시(빨간색 테두리)되어 있다. 이날 법정에도 국정원 신분 이유로 가림막을 설치한 채 진행됐다.유성호

황재하 기자 = '좌익효수'라는 필명으로 특정 후보를 비판한 글을 인터넷에 올린국가정보원 직원에게 법원이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이창경 판사는 21일 A(42)씨의 국정원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인터넷 방송 진행자인 '망치부인' 이경선씨 가족을 비방한 혐의(모욕)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A씨가 과거부터 선거와 무관하게 여러 정치인들을 비방해왔고 선거 관련해 작성한 댓글 수가 많지 않다"며 "특정 후보를 낙선 또는 당선시키기 위한 계획적·능동적 행동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비록 A씨가 특정 후보를 당선·낙선시키려 했다고 의심할 정황은 있지만 몇몇 댓글만으로 선거에 개입하려 한 혐의를 인정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선거 이후에도 A씨가 특정 정치인을 비방하는 글을 계속 작성한 점이 판단 근거가 됐다.

이 판사는 그러나 A씨가 이씨 부부와 딸을 비하하는 글을 작성한 혐의에 대해서는 "온갖 욕설과 저속하고 외설적인 각종 표현으로 수십차례 모멸감을 줘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고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국정원 직원인 A씨가 인터넷공간의 익명성 때문에 신분이 드러나지 않는 점을 악용해 특정 국민을 향한 적대감을 공공연히 드러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국정원 직원의 선거 개입을 금지하는 현행 국정원법에 대해 A씨가 신청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은 기각됐다.


이 판사는 "일반 공무원도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벌금형 없이 징역만으로 처벌하는 규정이 있다"며 "국정원법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12년 대선 전후 인터넷에 선거운동으로 여겨지는 글을 10차례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인터넷 방송에서 '망치부인'이라는 별명으로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이씨 부부와 딸을 비방하는 글을 반복적으로 올려 모욕 혐의도 적용됐다.


이 밖에 A씨가 올린 글 가운데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표현하는 등 호남을 비하하는 것도 있었다.

검찰은 판례를 검토한 끝에 A씨가 호남을 비하한 부분에 대해서는 혐의없음 처리했다. 집단 내의 특정한 구성원을 지칭하지 않는 한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좌익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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