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24일 오전 충남 공주시 공주보 상류 1키로미터 지점에서 확인한 큰빗이끼벌레가 3미터가량 되는 나무에 줄지어 붙어 있다. 김종술 기자는 큰빗이끼벌레를 먹고 2달가령 두통약을 먹어야 했다고 말한다.
권우성
그런데 MB는 4대강 사업으로 강이 살아났다는 웃기는 이야기를 자서전에 썼어. "4대강 사업으로 가뭄을 해결했다"라든가, "4대강 사업을 통해 금융위기를 극복했다"는 등의 코미디 같은 말들에 대해 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교수는 "대단한 경제학자 납시었다"며 "지나가던 똥개가 소리 내어 웃어 댈 일"이라고 실소했지.
국무총리실 산하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 또한 "(4대강 사업은) 추진목적에서 일정 부분성과를 거뒀다"며 자화자찬을 했지. '국책사업을 성공리에 마쳤다' '발전을 10년 앞당겼다' '물고기가 돌아왔다' 등의 희한한 말들을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어. 녹조와 큰빗이끼벌레의 창궐, 물고기의 떼죽음 소식이 연일 언론에 등장하는데도. 그들은 이런 소리는 들으려고 조차 안 하는 거지.
책은 MB와 그의 '아바타'라며 이름을 거명하며 '4대강의 찬동 인사들과 언론들'을 일러주고 있어. 책의 부제가 '4대강에 찬동한 언론과 者들에 대하여'거든. 2007년 8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결정 시기부터 2015년 1월까지 만 94개월 동안 '한반도와 대운하'와 '4대강 사업'의 진실을 왜곡하고 적극 찬동했던 이들의 발언을 조사하여 기록해주고 있어.
운하반대교수모임, 대한하천학회 소속 전문가들과 함께 찬성 발언을 모으고,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찬성 인사 10명(S, 스페셜급)을 포함 282명을 선정했어. 정종환 전 국토부 장관,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을 비롯하여, 권도엽, 최경환, 김무성, 심명필, 나성린, 심재철, 김황식, 정몽준, 정두언, 주호영, 김관용, 홍준표, 원희룡, 김태호, 이재오, 김문수, 박석순 등이 그들이지.
맹목적이며 교묘한 찬동 세력으로 인사들 뿐 아니라 언론이 있어. 비판과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사명을 잊은 채 찬동을 일삼았지. 보수언론은 4대강 사업에 대한 사실 관계조차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어. 일례로, <동아일보>는 찬성 보도를 무려 107건 했지만 반대는 7건이었어. <문화일보>는 89건의 찬성 보도를 하면서 한 건도 반대 의견은 제시한 적이 없지,
"4대강 프로젝트는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전략사업이지만 우리는 이 정부 차원을 넘어 국토의 혈맥을 재정리하는 백년대계 역사라는 의의를 강조한다"(2009년 11월 9일, 사설)는 <문화일보>의 찬양은 참 가관이지. MB보다 더 신난 언론의 모습이지. 그렇게 MB와 아바타들과 언론이 합세하여 4대강을 유유히 흐르던 너를 병들게 만든 거야.
책을 읽으면서 이리 가슴에 통증을 느낀 적도 드물 거야. 그 무수한 인사들이 아직 정치계를 주름잡고 사회·학계에 버젓이 큰소리치며 살고 있어. 언론 또한 그렇고. 성공한 사업이라며 4대강 사업의 성과를 자랑하는 것도 여전하고. 대한민국이 '녹조라떼'를 마시면서 22조가 투입된 사기극을 보고 웃고 있는 꼴이지.
"정치는 '사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불행히도 '6대강 정치'는 '대국민 사기극'이었다"는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부위원장의 말이 가슴에 와 박히네. 다시 이런 사기극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눈 똑바로 뜨고 국민 스스로 제대로 감시하는 수밖에 없어. 책은 그 일환으로 14명의 의기투합으로 나온 거지.
깨끗한 네가 4대강에서 다시 흐를 수 있게 하는 게 나를 포함한 모든 인간의 책임이지. 책은 어쨌든 네가 고여 있으면 썩게 되어 있으니, 보의 문을 열어젖혀 흐르게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어. 나도 대찬성이야. 녹조와 큰빗이끼벌레, 시궁창 냄새나는 물이 아닌 모래알 반짝이는 강에서 깨끗한 널 만나는 날을 고대하며. 이만 쓸게. 안녕!
[물에게 1] 물, 정말 물로 보면 안 된다
녹조라떼 드실래요 - 4대강에 찬동한 언론과 者들에 대하여
환경운동연합.대한하천학회 지음,
주목,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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