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줄타기높은 외줄 위에서 줄을 타다가 아예 드러눕기까지 합니다.
손현희
반가운 마음이 앞서서 더더욱 흥겹고 신나더군요. 게다가 이 줄꾼의 입담이 어찌나 좋은지, 외줄 아래에 구름떼처럼 앉아있는 구경꾼들을 외줄 위에서 '들었다 놨다' 하더군요. 혼자서 약 30분 동안 외줄을 타며 진행까지 이끌어 가는데 참 놀라웠어요. 박수가 안 나오면, 힘이 안 난다고 줄에서 내려가겠다며 느닷없이 줄을 출렁거리며 땅으로 떨어질 듯 휘청거리기도 하면서 구경꾼들 박수를 이끌어내는데, 참 잘 했어요. 그러고 보니, 예전에 외줄을 타던 솜씨와 견줘보니, 기억은 아련하지만 5~6년 전인 그때보다 더 농익었다 할까요? 아무튼 거침없이 줄을 타며 재미난 입담으로 관중을 이끌어가는 모습까지 참으로 멋져보였답니다.
사뿐사뿐 걸음을 내딛으며 수줍은 처녀 흉내를 내는가 하면, 엉덩이를 실룩실룩 거리며 뺑덕어멈 흉내를 내기도 하고, 뒷짐 지고 팔자걸음 걷는 양반님 흉내도 냈다가, 또 그 높다란 외줄 위에서 다리를 꼬고 요염한 포즈를 취하지를 않나, 양반다리를 하고 앉지를 않나, 아예 다리가 아프다며(?) 드러눕지를 않나……. 그야말로 줄 위에서 못하는 게 없더군요. 그러면서도 순간순간 손에 땀이 나는지, 후후 불기도 하지만 줄을 타기 시작하면 눈빛이 강렬하게 살아나는 걸 볼 수 있었답니다.
여성줄꾼 박선미 씨의 외줄타기공연까지 보고 돌아왔는데, 하루를 온전히 즐거움과 신명으로 보내고 흥을 잔뜩 채워서 왔네요. 이번 '영주한국선비문화축제'는 5월10일까지 펼쳐지니 꼭 한 번 구경해보시길 바랍니다.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