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받아 일부러 싸웠다, 청년 얘기하라고"

[청년 시민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을 만나다 - ②] '한심한 대학생' 논란과 청년 정책

등록 2016.05.16 07:23수정 2016.05.1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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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청년 시민기자와 함께하는 청년정책 소통 인터뷰 지난 11일 오후,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두 명과 청년 시민기자 세 명(권순민, 이찬우, 유종헌)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마주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청년 시민기자와 함께하는 청년정책 소통 인터뷰지난 11일 오후,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두 명과 청년 시민기자 세 명(권순민, 이찬우, 유종헌)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마주했다. 고강선

"권순민 기자 기사 보고 확 열 받았지."

첫인사 치고 셌다. 당황할 만도 한데, 권순민 기자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말을 웃어넘겼다. 이미 인터넷에서 치열하게 설전을 벌인 후여서 그랬을까. 11일, 이 시장과 <오마이뉴스> 청년 시민기자의 인터뷰 자리였다.    

지난 3월 18일, 이재명 성남시장은 총선을 앞두고 SNS에 '한심한 대학생에 한심한 지도교수, 그리고 한심한 대학'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들은 바에 의하면, 선거일에 MT를 가는 대학생들이 있다'는 것. 이 시장은 "청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선거에 관심도 기여도 하지 않으며 정치가 자신을 배려해주길 바라느냐"는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인터뷰에 참여한 권순민, 유종헌, 이찬우 시민기자는 <오마이뉴스>를 통해 해당 발언의 문제점을 짚었다. '사회·정치적 맥락을 제거한 채 단순히 낮은 투표율을 가지고 청년을 비난하는 것은 적절치 않았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권순민 기자는 실제 투표 날 MT를 가는 'H대학 ㅊ학과'가 존재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전수조사를 하는 집요함을 보이기도 했다.

인터뷰 자리에 와서야 자신의 발언을 비판한 청년 시민기자가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이 시장은 "이분들인 줄 알았으면 (인터뷰) 거부를 검토했을지도 모른다"는 농을 던졌다. "글을 쓴 사람들을 보고 싶었다"고 덧붙인 이 시장은 청년 시민기자들의 '거침없는' 질문에 '막힘없이' 답했다. 동의를 표하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는 기민함도 보였다.

이재명 시장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공장을 전전했다. 검정고시로 대학에 진학해 사법고시까지 합격했지만 '인권 변호사'라는 거친 길을 택했다. 후엔 연줄 없이 정치에 뛰어들었다. 그야말로 '변방의 삶'. 그래서인지, 그는 '생존'의 문제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 시장은 "살아남기 위해" 논쟁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먹고 사는 것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가난한 세대"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청년 정책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한참 동안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후, 권순민 기자는 "이 시장에게 완벽히 공감할 수 없으나, 이해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다음은 '한심한 대학생' 논란과 청년 정책에 대한 답변을 정리한 것.


인터뷰 참여 : 권순민·유종헌·이찬우 시민기자, 이민선·김예지 <오마이뉴스> 기자

"청년 정치 소외, 안타깝다... 같이 바꿔나가야"


이재명 성남시장-청년 시민기자와 함께하는 청년정책 소통 인터뷰 지난 11일 오후,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두 명과 청년 시민기자 세 명(권순민, 이찬우, 유종헌)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마주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청년 시민기자와 함께하는 청년정책 소통 인터뷰지난 11일 오후,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두 명과 청년 시민기자 세 명(권순민, 이찬우, 유종헌)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마주했다. 고강선

- 김예지 : 청년 배당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은데.
"(기자의 말을 자르며) '20대 개새끼론' 논란 먼저 이야기할까?(웃음) 사실 공개적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었다. 내가 그럴 수 없어 안 했다. 세상에 어떤 주장을 하거나 정책을 펼 때, 100% 칭찬받겠다고 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모든 사람이 동의하고, 비난하지 않고, 칭찬하는 일이라면 그건 이미 정책이 아니라 진리인 거다. 정치인들은 이걸 감수해야 한다.

이번 '한심한 대학생' 발언도 약간의 논쟁을 예상하고 한 일이다. 사실은 약간의 보호막을 쳐놓긴 했다. 청년들을 전부 욕한 것도 아니고 MT가는 청년과 교수를 비판했다. 거기에 방점이 있었던 거다. 이에 대해 반론할 수 있다. 나는 해당 발언을 올릴 때 이미 (어느 대학이 MT를 가는지) 특정해서 알고 있었지만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논쟁이 확산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좀 꼬집히는 효과가 있기는 하다. 꼬집히면 아프다.

내가 이 사실을 금방 공개하고 논쟁을 정리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선거 끝나고 나서야 알렸다. 나는 좀 아프긴 해도 그 논쟁과 반격을 통해 이 문제가 이슈화되면 사람들이 어쨌든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나. 대중들이 이를 통해 판단할 수 있는 거다. 청년들의 정치적 관심을 올리는 효과도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20대 개새끼론'을 폈다고 거론되어도 별로 슬프지 않은 이유가 이거다."

- 권순민 : 이 시장의 SNS을 지켜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많은 경우에 있어 특정 계층을 배제할 수 있는 방식을 통해 논쟁을 확산시킨다.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학생 몇이 선거날 MT를 간다고 해서 청년 전체를 '한심하다'고 일반화할 수 없다. 굳이 대학생을 짚은 것은, 청년을 정치적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시선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권순민 기자의 문제제기 자체, 치열함이나 문제의식에 100% 동의한다. 물론 그런 것들이 나에게 공격적이라고 해도 이미 감수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니 괜찮다. 지적한 것처럼, 문제제기 방식이 너무 공격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아까 말한 것처럼 아무도 손실을 보지 않는, 만인이 공감하고 반박하지 않는 일이란 가치가 없다.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올려 참여 유도하려면 불가피하게 논쟁적이지 않을 수 없다.

정치도 사실 싸움 측면이 강하다. 나는 정치적으로 '마이너'다. 하고 싶은 일은 많고 세상에 대해 문제제기해야 하는 데 우아한 '공자님 말씀'하면 아무도 관심 안 가진다. 내가 처한 특수한 상황 때문에 조금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공격 요소, 배제 요소를 활용한다. 그 문제에 대한 원론적 지적 동의에는 동의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왜 하필 청년이냐'는 지적일 거다. 나는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쓰지 못하고 정치 세계에서 배제되는 이들이 제일 안타깝다. 나도 성남시라는 현장에서 예산을 집행하고 자원을 배분한다. 제일 고려하는 게 '정치적 지지획득에 어떤 게 도움이 되느냐'다. 그걸 고려하지 않으면 권력 유지가 안 된다. 그럼 좋은 의지를 가지고 있어도 실현하기 어려워진다. 권력을 재창출하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것을 정치적 욕심이라고 욕하면 안 된다. 그건 누군가를 대표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해주는 대의민주주의 제도가 가지고 있는 본질이다. 대중으로부터 정치적 지지 획득하기 위해 계층, 집단에 더 투자하는 것 비난할 수 없다. 나쁘다, 좋다 문제가 아니라 그냥 현실이다.

그럼 현실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나? 노인들은 정말 투표율이 높다. 모든 지출과 정책 결정이 노인 중심이다. 청년 세대는 어떤가. 제일 크게 피해 보는 계층이 청년이다. 불행히도 청년 계층 투표율 낮다. 정책적으로 배려받지 못한다. 나도 그렇다. 정말 공정하게 정책 배분하려고 노력하지만, 정치 세계에선 그럴 수밖에 없다.

이 논쟁을 통해 청년들이 투표를 안 하더라도 '우리가 정치에 참여하면 이익이 있다'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사실 정말로 반박하고 싶은 건, '우리가 투표하면 너희(야당) 찍을 줄 아느냐?'는 표현이다. 나는 젊은 사람들이 투표하면 야당에 도움이 될 것이란 유치한 발상으로 말한 것이 아니다. 정치에 참여해야 정치적으로 존중받는다. 야당, 여당 상관없다. 표 몇 개 챙기려고 그런 것 아니다. 이번 선거는 내가 덕을 보는 게 아니었다. 귀찮지만 정치인 한번 찍어주는 것, 이 작은 참여, 작은 투자만으로 우리 일상 바꿀 수 있다. 꼭 체험했으면 했다."

- 김예지 :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의문이 든다. 그런 논쟁 방식이 상처를 건드릴 수도 있다. 해당 발언을 보고 오히려 정치에 환멸을 느껴서 돌아서는 이들도 있지 않을까.
"특정 단어, 특정 문장에 너무 집착한 게 아닌가 싶다. 전체 취지는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매우 적고, 이런 상황은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얘길 하고 싶었던 것이다. 문제제기 방향은 좋은데, 그렇다고 내가 '20대 나쁜 놈, 정신 나간 놈'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다. 

투표가 권리를 넘어서 의무, 책임으로 전환되는 시기다. 지금 성남시에서 이런 정책도 시작할 판이다. 투표 참여하는 시민에게 뭔가 인센티브를 주자, 현금을 주자. 내가 현금을 좋아하니까.(웃음) 관련해서 용역을 맡겼다. 권리와 권한 구분해야 한다. 권리는 내가 이익보기 때문에 하는 거라 포기해도 상관없다. 그런데 과연 선거에 참여하고 투표하는 행위가 나만을 위한 일인가? 공동체를 위한 책임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이건 권한의 범주로 넘어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돈 주려고 준비하고 있다.

투표하지 않는 행위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걸 좀 극렬한 방식으로 했다. 그런데 여기에 상처를 받은 사람이 좀 생긴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밖에 없을 거 같은데... 피해를 입거나 상처 입는 사람이 최소화되도록 하겠다."

- 유종헌 : 아직 궁금증이 덜 풀렸다. 투표율과 청년 정책이 무슨 연관이 있나. 예를 들어 유럽에서도 전체 투표율 대비 청년 투표율 낮다. 유럽의 청년 복지 정책이 청년 투표율 덕분에 나온 건 아니지 않나. 두 번째는, 사람들이 투표하지 않는 것은 정치 활동이 그 사람들의 삶을 구원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이라면 투표하지 않는 사람을 비판하기에 앞서, 그 사람들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는 정책을 더 만들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두 가지 지적은 다 맞는 이야기다. 문제는 유럽하고 대한민국의 정치 수준이 다르다는 거다. 유럽은 기본적으로 정치인들이 자신의 정치적 본분을 한다. 부정부패가 적고, 누구 편들어서 자원을 배분하거나 특정 계층을 배제하는 비윤리적 정치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치는 유럽 정치와 수준이 너무 많이 떨어진다. 자기의 정치적 기반이 되는 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배제한다. 또 투표율이 낮은 이유, 정치 때문이다. 맞다. 맞지만, 나는 '네가 잘못했으니 우리 잘못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바꿔나갈 테니 같이 바꿔나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거다. 물론 억울한 심정 이해한다. 나도 기성세대다."

"나는 '생존형 트위터리안'... 살기 위해 글 남긴다"

이재명 성남시장-청년 시민기자와 함께하는 청년정책 소통 인터뷰 지난 11일 오후,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두 명과 청년 시민기자 세 명(권순민, 이찬우, 유종헌)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마주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청년 시민기자와 함께하는 청년정책 소통 인터뷰지난 11일 오후,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두 명과 청년 시민기자 세 명(권순민, 이찬우, 유종헌)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마주했다. 고강선

- 이찬우 : SNS 운영하는 것에 관해서...
"(기자 말을 끊으며) 너무 많이 한다는 얘기하려는 건가? 트잉여!"

- 이찬우 : 사실 저도 트위터를 6년째 하고 있지만...
"쓴 글이 나한테 못 미치겠지. 난 가끔 글을 지운다. 너무 많아서."

- 이찬우 : SNS 발언이 늘 논쟁을 불러온다. 만약 정치 인생에 큰 그림을 그린다면 좀 자제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것도 100% 맞는 이야기다. 보기 나름인데, 나는 주요 언론에 나오는 게 다 욕이다. 그래서 이걸 계속 맞고, 피하고, 해명할 게 아니라 기회로 활용하자고 마음먹었다. 공격하면 세상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나. 일베든, 극우 보수든. 관심 가지면 또 반대쪽이 그만큼 관심을 가지는 것이고. 그래서 SNS를 내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전에는 악성 기사 나오면 공보라인 통해서 공식적으로 해명했는데 아무도 안 써주더라. 특정 언론이 나를 공격하다가 내가 해명하면 기사 끝에 이렇게 한 줄 붙는다. '성남시는 아니라 하더라'. 제목은 맞다 하더라, 이런 식으로 따옴표 쳐서 달고. 사람들은 기사를 끝까지 안 읽는다.

이걸 타개하는 유일한 길이 내가 직접 정보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거다. 미친 듯이 SNS를 마구 늘리는 것. 처음엔 트위터 죽어라 쓰고, 다른 사람이 트윗 쓴 것을 리트윗하고 쪽지도 보내고. 그다음에 페이스북은, 다른 사람 글에 좋아요 다 누르고. 한번은 잘못 눌러서 음란물 누르는 바람에 (웃음) 다음 날 아침에 문자 왔다. '시장님, 취향이 원래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이런 걸 좋아요 누르면 어쩌냐'면서... 얼른 지웠다.

다른 사람에게 '좋아요'를 눌러줘야 그 사람도 내 '좋아요'를 눌러준다. 이 섬세함! 페이스북 같은 경우, 그 사람 친구가 3백 명이라고 하면 3만 개 좋아요가 눌렸을 때 천만 계정에 확산될 수 있는 거다. 물론 그중에 중복 있겠지만, 이건 <조선일보> 공짜로 막 뿌리는 수준이다.

최근엔 인스타그램도 시작했다. 내가 주장한 것을 사진으로 찍어 올린다. 그러면 좋아요 보통 천 개는 된다. 유튜브도 시작할 생각이다. 살아남기 위해 하는 거다. 다른 사람들은 '저 사람 할 일이 없나, SNS에 미쳤나, 트잉여구나' 이렇게 말하는데 살아남기 위해 하는 거다. 사람들이 SNS가 이재명에게 뭐냐고 묻는데 나를 적의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지켜주는 갑옷이고 내 주장을 세상에 전파하는 무기다. 이게 없으면 난 이미 죽었다. 이런 개혁적 조치나 정부 의견에 반하는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재명의 문제가 뭡니까' 물으면 인터넷에 다 그런 얘기가 나온다. '제발 트윗 좀 줄였으면'(웃음). 이게 공론이다. 너무 많이 쓰니까. 그런데 사람들이 내가 처한 상황을 잘 모르는 거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계속할 거냐고? 요새는 내가 'ㅋㅋㅋ' 사용을 줄이고 있다. 변화된 상황 맞춰서 나의 자세, 표정, 강도 이런 걸 조정해야 한다. 내 마지막 꿈은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대전은요?" 한마디 했는데 기자들이 막 해석해주는, 그런 상태다.

그런데 지금 아무도 안 써준다. 그래서 내가 마구 난리를 치는 상태다. 병아리 정도라고 할까. 근데 이제 닭 정도 되거나 독수리 되면 이렇게 안 하지. 눈 아파 죽겠는데. 이거 얼마나 힘든지 알아요? 새벽 두 시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막 차가 흔들흔들하는데 (트윗을) 써봐라. 나는 살아남기 위해 쓰는 거다."

- 김예지 : 생계형 트윗?
"생존형 트윗이다. 생계도 아니고. '생존'."

"청년 현실 우리가 판단한 것보다 훨씬 심각... 청년 배당 같은 정책 확대해야"

이재명 성남시장-대학생과 함께하는 청년정책 소통 인터뷰  지난 11일 오후,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두 명과 청년 시민기자 세 명(권순민, 이찬우, 유종헌)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마주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대학생과 함께하는 청년정책 소통 인터뷰 지난 11일 오후,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두 명과 청년 시민기자 세 명(권순민, 이찬우, 유종헌)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마주했다. 고강선

- 김예지 : 청년 배당을 비롯해 최근 성남시가 밀고 있는 복지 정책, 국가적 차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
"성남시 모든 정책이 보편적으로 적용될 것이라 보긴 어렵지만 청년 지원 사업 같은 경우 (그런 것이 필요하다). 성남시는 대학생 등록금 대출 이자 지원 사업을 몇 년째 하고 있다. 또 청년 창업 지원, 청년 배당 등. 청년 계층 전체가 이런 취약 계층으로 전락했다. 과거에는 언제나 청년이 새로운 신규진입 세대였다. 기성세대보다는 더 나을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이게 완전 역전됐다. 청년 세대는 아버지 세대, 기성세대보다 더 나쁜 삶을 살게 됐다. 기회가 없다, 더 적다. 기성세대도 마찬가지다. 그런 생각이 있기 때문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감한다.

옛날에는 '젊을 때 고생을 좀 해야 한다', '아픈 것이 청춘'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지금은 그 말이 모두 고문과 학대행위가 될 정도로 청년 세대가 어려워졌다. 청년 세대를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처한 객관적 상황 자체를 개선해줄 필요가 있다. 결국 산업·고용 정책 바꿔서 청년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일, 그러니까 '바늘구멍'을 키우는 일이 중요하고 두 번째는 이 바늘구멍을 통과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걸 돕는 거다. 그런 고민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지금 당장 먹고살기 어렵다. 어디 이력서 한번 쓸 때도 이력서 값이 부족하고, 면접 가려니 양복 빌릴 돈이 없더라. 그래서 청년 배당을 시작했다.

얼마 전에 기사 보니 '청년 배당으로 과일을 몇 년 만에 처음 사 먹었다'는 내용이 있더라. 눈물 나더라. 실제 이번에 청년 배당을 받은 사람 조사했더니 상당수가 생활비로 배당금을 사용했더라. 이걸로 술 사 먹고, 이런 게 아니다. 얼마나 가난한 거냐, 청년이. 먹고 사는 것조차 잘 해결하지 못하는 가난한 사회, 그런 세대가 됐다는 거다.

유럽 등에서는 기본 소득을 지금 도입하는 단계인데, 그 전 단계로 이미 청소년들에게 일종의 현금성 복지지원 하는 건 일상화되어 있다. 우리는 하나도 안 한다. '왜 건강한 청춘들에게 왜 돈 줘서 게으르게 만드냐'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정말로 청년들에게 지원하는 걸 아깝게 생각하게 됐다.

정부가 성남시가 하고 있는 청년 배당을 어떻게든 막고 싶어 한다. 전혀 새로운 정책이고 아무도 어떻게 이걸 도입할 수 있을까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니. 우리 스스로도 망설였다. '욕 좀 먹겠구나. 돈 낭비 한다고 좀 깨지겠다', 각오하고 한 일이다. 그런데 청년층으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게 된 거다. 청년이 처한 상황이 우리가 판단한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이다. 그래서 이런 것은 전국적으로 충분히 확대되어야 한다."

'우리 화해했어요' 지난 11일 오후,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두 명과 청년 시민기자 세 명(권순민, 이찬우, 유종헌)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마주했다. 사진은 권순민 시민기자와 이재명 성남시장. 둘은 'H대학 ㅊ학과'와 관련, 온라인 상에서 치열하게 설전을 벌였다. 권 기자는 인터뷰 전날 SNS에 "이 시장과 '손가락 하트 셀카'를 찍고 싶다"고 남겼다. 인터뷰 당일, 그 미션을 성공한 모습.
'우리 화해했어요'지난 11일 오후,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두 명과 청년 시민기자 세 명(권순민, 이찬우, 유종헌)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마주했다. 사진은 권순민 시민기자와 이재명 성남시장. 둘은 'H대학 ㅊ학과'와 관련, 온라인 상에서 치열하게 설전을 벌였다. 권 기자는 인터뷰 전날 SNS에 "이 시장과 '손가락 하트 셀카'를 찍고 싶다"고 남겼다. 인터뷰 당일, 그 미션을 성공한 모습. 김예지

[청년 시민기자, 이재명 시장을 만나다 ①] '한심한 대학생', 이 시장에게 직접 물었다
[청년 시민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을 만나다 ③] "대권, 어떻게 생각없을 수 있나?"
#이재명 #성남 #청년 #청년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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