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당 안 한다' 정의화, 정계개편 열쇠 쥔다?

방송 출연 "병 치료 못할텐데 복당 의미 없다"... 싱크탱크 출범으로 '새 판' 짤듯

등록 2016.05.15 14:05수정 2016.05.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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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여권발 정계개편 진원지'로 부각된 정의화 국회의장이 새누리당에 복당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정 의장은 15일 오전 방송된 KBS1TV <일요진단>에서 "직접 수술하고 치료해서 병을 낫게 한다면 그렇게 해야 하지만 치매 같은 경우는 '케어'할 수밖에 없다"라며 "그런 경우를 볼 때 (새누리당에) 복당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대 총선 전 일부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의 총선 공천 과정을 맹비난하면서 "이미 사당화된 새누리당으로 돌아갈 생각이 사라졌다"라고 밝힌 바 있다. 즉, 자신이 복당한다고 해서 '친박(친박근혜)' 중심으로 짜인 새누리당의 권력구도가 변하지 않는다는 비판적 인식을 재차 드러낸 것이다.

이는 "(복당 여부를) 고민 중"이라던 기존 입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13일 국회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났을 땐, 복당 관련 질문을 받고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내가 아직 화가 안 풀렸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다음 대통령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싱크탱크 결과 봉헌할 것"

정 의장이 이달 말 임기 종료 후 새누리당에 돌아가지 않겠단 뜻을 천명한 만큼 정치권 안팎에서 나돌고 있는 여권발 정계개편 시나리오도 한층 더 힘을 얻게 됐다. 현재 정치권에선 여당 내 비박(비박근혜) 측의 이탈을 전제로 해 독자세력화 내지 국민의당 합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오는 26일 출범할 싱크탱크 '새 한국의 비전'이 이 같은 뜻을 가진 이들의 '새로운 진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 의장의 주도로 출범하는 이 싱크탱크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후원회장인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와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와 새누리당 혁신위원장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고문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또 더불어민주당 진영,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 등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대 총선에 불출마한 정 의장이 임기 종료 후에도 이 같은 정계개편 시나리오의 '키워드'로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 의장 본인도 자신의 정치 역정을 임기 종료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국회의장을 지낸 분들이 복당하면 당의 상임고문이 되는데 내 나이가 67살이 됐지만 상임고문이 될 정도까진 아니라고 본다"라면서 "복당을 안 하더라도 무소속의 입장에서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위해 할 일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고 여러 가지 구상하면서 실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새 한국의 비전' 활동계획을 묻는 질문엔 "다음에 대통령을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저분 같으면 (대통령을) 잘할 것 같다'는 분이라면 (싱크탱크 활동 결과를) 잘 싸서 봉헌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즉 '새 한국의 비전'이 차기 대권을 향한 발판이 되도록 만들겠단 얘기다.

이와 관련, 정 의장은 "대통령직이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직책인데 (대통령 당선)하고 난 뒤에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가겠다'는 고민이 안 보인다"라면서 "국방·외교·경제·복지 등 15개 전후로 현 대한민국의 주요 아젠다를 정리하고 우리나라에서 에이스라고 할 정도로 깊이 고민한 분들을 모셔서 하나하나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위해 정치인들의 정치적 소양을 높일 필요가 있겠다 생각한다"라며 "(싱크탱크에) 요즘 각 대학에 있는 최고위 과정을 벤치마킹해 정치 아카데미도 만들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같은 활동이 자신의 대권 행보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스스로 (대권에) 나설 생각은 없는가"란 질문에 "너무 부족해서 스스로 (대통령) 하겠다는 말을 하기엔 부끄럽다, 그래서 아직은 고심하고 있다는 정도로만 답하겠다"라고 말했다.

"정치부 기자로서 볼 땐 대선 행보에 가깝다"라는 지적을 받고서는 "노욕으로 비춰질 수 있다"라며 재차 대권행보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는 "다들 그렇게 얘기해서 곤혹스러운데 저는 사실 마음을 비우고 있는 사람"이라며 "의회민주주의 국가에서 국회의장이 어떤 자리인가, 사실상 (입법부의) 대통령 했는데 여기서 또 욕심을 내면 정상적인 분들이 '저 양반 노욕이 있나'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정의화 #새누리당 #정계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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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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