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산동 관내도, '3·15기념비' 없이 '은상이샘'만 표기

노상동주민센터 "새로 만들 때 수정" ... 시민연대 "얼마나 이은상 추앙하는지"

등록 2016.05.30 18:23수정 2016.05.3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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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마산합포구 노산동 관내도에 '은상이샘'이라 표기해 놓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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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북마산파출소 앞에는 3.15의거 기념비(왼쪽)와 '은상이샘'이 나란히 있다. ⓒ 윤성효


'친독재' 행정이 뚜렷하고 3·15의거를 폄훼했던 이은상(903∼1982, 시조시인)과 관련한 기념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창원 마산합포구 <노산동 관내도>에 '3.15기념비'는 빼고 '은상이샘'만 표기해 놓아 논란을 빚고 있다.

노산동 소재 옛 북마산파출소 부근에는 '은상이샘'과 3·15의거기념사업회에서 세운 '3․15의거기념비'가 나란히 있다. 그런데 <노산동 관내도>를 보면, 그곳에 '은상이샘'만 표기되어 있다. <노산동 관내도>는 업체(대원지리정보)가 제작해 노산동주민센터에 납품한 것이다.

업체 관계자는 "제작해서 동사무소에 납품했다. 관내도는 특별히 기준이 있는 게 아니다"며 "은상이샘만 표시가 되어 있어 지적을 받았고, 다음에 새로 제작할 때 2개를 다 넣든지 아니면 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산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지도는 제작자가 시민들이 찾기 쉽도록 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고, 업무가 바뀌어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 잘 모른다. 우리는 예사로 보았다"며 "새로 제작할 때 수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만 전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그 곳에 3·15의거기념비가 있고, 그 비석에 사용된 돌은 3·15의거 당시 총알 자국이 나 있고, 사람을 살렸다고 해서 '구명비'라 부르기도 한다"며 "창원시가 얼마나 이은상 추앙에 몰입이 되어 있는지를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은상이샘 철거를 위한 시민연대'는 "2010년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조선지지자료>에 보면 '운상천'이 있었고, 사람들은 '운생이내'라 부른다고 기록되어 있다"며 "샘의 본래 이름은 '운생이내' 옆에 있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운생이새미'로 불렸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은상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시민연대는 "독재의 편에 서서 3·15의거를 폄하하고 불의와 독재에 항거한 마산시민들을 모독한 이은상을 기리는 은상이샘과 3·15의거기념비가 한 공간에 공존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은상이샘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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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마산합포구 노산동 관내도. ⓒ 윤성효


#이은상 #은상이샘 #노산동 #3.15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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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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