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김종훈 국회의원(울산동구).
윤성효
김 의원은 '하이디스' 노동자 농성에 대해 말하며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부품 특허로 잘 나가던 회사였다고 한다. 그런데 투기자본에 의해 대만 회사에 팔렸다. 노동자들 말에 의하면, 처음에는 공장을 돌리다가 나중에는 기술만 대만으로 가져가고 한국 공장은 거의 폐업 조치 하다시피 했다고 한다. 노동자들이 1년 동안 싸우면서 대만에도 가서 시위를 했다. 그런데 대만 노동부 장관이 와서 면담까지 했다는 것이다. 문제 해결은 되지 않아도 실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차원이었다고 한다.물론 문화 차이도 있겠지만, 우리는 1년 넘게 싸워도 장관을 만날 수가 있느냐. 우리는 국민을 자기나라 백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든다. 정부가 나서서 소통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하는 것이다. 그 노동자들이 말하더라. 처음에는 회사에서 쫓겨나서 싸웠는데, 그러고 보니 나라가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해주었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것이 전반적으로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이다."그러면서 '조선업 위기'와 관련해 언급했다. 김 의원은 "조선업 전반이 어렵다, 다 제쳐놓고 조선3사(삼성, 대우, 현대중공업) 10년 동안 순이익이 수십조였다, 최근 2년 정도 힘들다, 그렇다면 그 많은 이익은 누구 호주머니에 들어갔나, 대주주와 채권단이 이익을 챙겨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정부는 조선소 살리겠다고 세금까지 넣기로 했다"며 "그동안 돈 벌어간 사람들이 이번에 조금이라도 내놓고 같이 살자고 하면 노동자들도 최소한 일부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3사에서 10년 동안 산재 사망한 노동자가 178명이다. 연간 17~20명씩 죽어 나갔다, 노동자들은 목숨을 내놓고 일한다"며 "한때는 국가산업 역군이라고 하더니 지금은 폐기처분하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최근 조선업 관련 토론회에 많이 다닌다, 보수적인 전문가들도 현재 조선업이 위기지만 사양산업은 아니라고 말한다"며 "짧게는 2년 6개월부터 3년 이내에 회복된다고 본다, 그렇기에 기술을 보존하고 고용유지를 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더 그렇게 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훈 의원은 "그런데 지금은 정부에서 조선업 구조조정을 하려고 한다, 왜 그런가, 정부에서 하려고 했던 '노동 5법' 개정이 되지 않고 '2대지침'도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제동이 걸리니까 조선업 위기를 빙자해서 정부 의도를 관철시켜 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거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금 정치권 정권창출에만 눈 멀어 있어"국회 개원하면서 겪은 일을 소개했다. 무소속 김 의원과 윤종오 의원은 국회의원회관 방 배정과 관련해 국회 사무처로부터 먼저 연락을 받지 못했던 모양이다.
김 의원은 "하도 연락이 없어서 사무처에 항의를 했더니 연락해줄 필요가 없어서 안 해주었다는 설명이었다"며 "방 배정은 우선 여야가 먼저 하고, 여야 의원들이 다 하고 난 뒤에 무소속을 하는데, 무소속도 선수와 나이가 높으면 먼저 배정하고 초선이고 나이가 적으면 맨 마지막이라 했다, 윤 의원은 298번이고 저는 299번이었던 것"이라 했다.
두 국회의원의 상임위는 어떻게 될까. 김 의원은 "윤종오 의원은 환경노동위에 신청했다, 그런데 될지 모르겠다, 민주노총은 국회와 더불어민주당 등에 노동자 몫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저는 산업통상자원위에 신청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조금씩 바꾸어 가지 않으면 안된다, 선거 때보다 요즘이 훨씬 더 힘들다,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저 혼자만 욕먹는 게 아니라 진보진영 전체가 욕을 먹을 수 있다, 새누리당은 의원이 잘못해도 늘 그런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있어 개인한테만 욕하고 당 전체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는 면이 있다"며 "그런데 우리가 잘못하면 '너거들 하는 짓이 그렇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국이 우리한테 유리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지금 정치권은 정권창출에만 눈이 멀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진보대통합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속되어 있는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을 면회했다, 유리 사이로 밝게 웃었다, 얼굴도 말끔해 보였다, 한 위원장은 '오늘 귀한 손님이 온다며 면도도 했다'고 했다"며 "한 위원장은 '잘 됐다' '이렇게 하니까 되지 않느냐'고 했다, 마지막에 '앞으로도 이렇게 해보자'고 했다, 뭉쳐서 함께 하면 좋다는 말이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제는 노동자, 농민, 빈민 등 기층민이 중심이 되어 정치 주인으로 나서고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그래야 흔들리지 않는다"며 "기초를 튼튼하게 해서 진보대통합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