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CNN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올랜도 총격 테러를 내세워 무슬림 입국 금지를 주장한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를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각)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NSC)를 주재한 뒤 기자회견에서 격앙된 어조로 트럼프의 이슬람 공격이 미국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는 테러 방지를 위해 무슬림의 전면적인 미국 입국 금지를 주장하며, 오바마 대통령이 올랜도 총격 테러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수상하다는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오바마 "트럼프, 미국을 더 위험하게 만든다"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를 겨냥해 "공화당의 대선후보가 무슬림이 미국에 오는 것을 막자고 주장한다"라며 "모든 무슬림을 (테러리스트로) 색칠하거나 특정한 신념과 싸우는 것으로 몰아간다면 오히려 테러리스트를 돕고, 무슬림 청년들을 급진적으로 만들어 미국이 더 위험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러한 사고방식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가를 이번 사건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라며 ""미국은 종교를 비롯해 모든 기본적 자유에 근거한 나라이며, 이곳에서 종교적 시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일부러 '급진적 이슬람'(radical Islam)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비난한 트럼프를 향해 "그런 말을 하면 이슬람국가(IS)가 미국인이 덜 죽이는가"라고 역공을 펼쳤다.
그는 "이런 용어를 사용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라며 "도대체 '급진적 이슬람'이라는 용어가 마술이라도 되는가? 트위터를 하면서 케이블 TV 뉴스에 나오는 정치인들이나 쓰는 용어"라고 깎아내렸다.
이어 "테러리스트의 무기 획득을 어렵게 만들기 위해 총기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라며 의회를 압박했다. 현지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이 그동안 트럼프에게 했던 비난 중에서 가장 혹독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1인자도 "트럼프에 동의 못해"트럼프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유세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테러범보다 나에게 더 화를 내고 있다"라며 "도대체 '급진적 이슬람'이라는 용어에 무슨 문제가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주장은 공화당 지도부의 지지도 얻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의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무슬림 입국 금지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그것은 미국의 국익과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단언했다.
라이언 의장은 "미국은 급진적 이슬람과 싸우려는 것이지, 일반 무슬림과 싸우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다수의 무슬림은 온건하고 평화로운 사람들이며,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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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트럼프의 주장, 미국 더 위험하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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