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에 대한 편견 버리고 스스로 씨를 뿌려라"

청년희망아카대미 특강에서 만난 박희재 청년희망재단 신임 이사장

등록 2016.06.16 11:09수정 2016.06.1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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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희망아카데미 특강 강사로 나선 박희재 청년희망재단 신임 이사장 ⓒ 최정애


나는 베이버부머 세대이지만 청년정책에 관심이 많다.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말이 있듯이 전도양양한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어깨가 처진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기성세대가 도와줄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한다.

그 일 중 첫 번째는 아들의 선배에게 숙식을 제공한 일이다. 대전이 집인 아들 선배(국진)는 작년에 취업을 했다. 2년 계약직으로 서울에 직장을 구하긴 했는데 지낼 곳이 마땅찮아 자취를 해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방값만 해도 만만찮을 텐데... 벌어서 먹고 자는데 다 들어가겠다 싶어 우리집 방 한 칸을 내 주었다. 아들 방은 국진이에게, 안방은 아들에게 내 주고 우리 부부는 서재 겸 내 작업실로 쓰는 방으로 이동했다. 작년 11월부터 우리 집에 온 국진이는 직장에 잘 적응하며, 외아들의 든든한 형 역할도 한다.

남들은 "남의 식구 데리고  있는 게 얼마나 불편한데"라며 혀를 차지만 모르는 소리. 외아들로 외롭게 자란 아들은 "형하고 같이 사는 게 100배 좋다"고 할 정도로 국진이를 따른다. "형, 형" 하며 소곤거리고, 같이 운동하고 도서관에 가는 등 둘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사랑스럽고 든든하다. 아들 표정이 무척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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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재 이사장은 기업을 경영해 본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 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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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이 튼실한 산업구조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 최정애


청년들에게 기성세대가 할 일을 고민하다 찾은 두 번째는 시대 과제인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출범한 청년희망재단 소식을 알린 일이다.

이 재단은 국민의 자발적인 성금을 재원으로 이끌어가는 비영리공익재단법인으로 정부가 하기 어려운 사업을 지원한다. 일자리 매칭 사업과 인재 육성을 중점 추진한다. 1회 1개 기업만을 대상으로 서류 제출자 전원에게 면접 기회를 제공하는 강소 온리원 기업 채용박람회 취재를 계기로 출입이 잦아졌다.

강의 듣기를 좋아하는 나는 이 재단 청년희망아카데미가 마련한 특강에서 정보를 많이 얻는다. '2만 건의 현직자 피드백 분석을 통해 알아보는 채용',' 생각을 명쾌하게 하는 기획과 문서작성법','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다' 등.


유명 강사들의 특강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주위 청년들에게도 적극 추천한다. 특강을 들은 몇몇은 멘토링 서비스를 받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기업오너 특강으로 최근 취임한 청년희망재단 제2대 박희재 이사장이 나와 '미래의 직원, 그리고 대한민국 청년을 만나러 갑니다'를 주제로 강의했다. 특강은 서울 광화문우체국 6층에 위치한 청년희망재단 6층 아카데미존에서 열렸다.

1998년 자본금 5천만 원으로 에스엔유프리시젼(주)를 창업해 FPD, 태양전지분야에서 공증정책 장비를 개발하는 코스닥상장 등록회사로 성장시킨 경험을 털어놓았다.

기업을 직접 경영하며 다양한 사례를 접해보고 성과를 낸 덕분인지 박 이사장의 목소리는 힘이 있고, 설득력이 있었다. 90분여 동안 '혁신'이란 단어가 내내 따라다녔다. 지구상 가장 힘센 동물로 먹이 사슬 최정점에 있었던 공룡과 인간을 대비시키며 승자는 환경에 적응하는 자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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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도 실업률이 줄고 있는 독일 ⓒ 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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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는 혁신강소부국이라 소개했다. ⓒ 최정애


박 이사장은 "고대 인류사를 보면 힘이 세고, 크고 강하면 오래 살아야 하는데 전부 멸종했다. 먹이사슬 생태계의 생존 법칙을 살펴보면 강함이나 시간이 아니라 생존 능력이다. 인간은 위기가 왔을 때 환경 변화에 잘 대처했기에 살아남았다"라며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주문했다.

2008년 처음 일본 시장에 진출해 외화를 번 일을 회고하며 그때 받은 2만 달러 중 1달러를 고이 간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2013년 7천만 불 수출 달성, 모범납세자로 선정되어 상을 받았던 일 등을 떠올렸다. 비즈니스로 돈을 벌어 국가에 세금을 내고 그 세금으로 국가 행정이 돌아간다는 사실이 뿌듯하며 성취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산업구조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작지만 튼실한 중견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독일의 경우 경기침체에도 20년 동안 실업률이 하락했고, 연간 GDP도 상승한 것은 강소기업의 약진이라고 분석했다.

남한 크기보다 작은 인구 800만명의 오스트리아 역시 혁신 강소기업 부국이며, 미국의 경우 신규 일자리 93%가 중소기업이라고 소개했다.

   박 이사장은 "현재 경영하고 있는 회사 직원은 300여 명이다. 협력회사 직원까지 합치면    5~6천 명 정도 된다. 기업을 경영해 국가에 세금을 내고 직업 만드는 일, 이보다 더 귀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젊은이들이 기업가 정신에 도전해 신 시장을 개척하는데 주저함이 없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 회사 영업 사원 평균 나이는 31세다. 생산직에도 청년이 다수다. 직업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스스로 찾아서 씨를 뿌리고 농사 짓고 추수하는 기쁨을 맛보았으면 한다. 가만히 있으면 한 발짝도 나가지 못 한다"라며 "결재하는 사람의 심정으로 동료와 후배들을 가르쳐라"며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핵심 인재상으로 꼽으며 다음 문장으로 마무리했다.
   
"오이를 심으면 오이가 나고 콩을 심으면 콩이 난다. 콩을 심고 오이가 나기를 기대하면 안 된다. 씨앗을 심어라. 씨앗은 거짓말을 안 한다."

강사들의 재능기부로 운영되는 청년희망아카데미 특강은 무료다. 오는 21일 16시에는 '인사전문가가 전하는 취업 관련 정보와 면접 노하우', 23일 14시에는 '은행권 인재상 싱크로율 100% 전략'을 주제로 한 특강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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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소기업 현황 ⓒ 최정애


#청년희망재단 #박희재 이사장 #청년희망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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