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1일 만에 단식 중단... "당을 믿겠다"

농성장 방문한 김종인 비대위 대표 "당이 책임지고 해결하겠다"

등록 2016.06.17 10:23수정 2016.06.1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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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17일 오전 11시 29분]

이재명 성남시장이 단식농성 11일째인 17일 오전 9시 30분께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 위원회 대표의 호소를 받아들여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이 시장은 그동안 정부의 '중단 없는 지방재정 개혁 추진방안(아래 지방재정 개편안)' 철회를 요구하며 광화문에서 단식농성을 벌여왔다.

성남시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종인 대표는 이 시장 손을 잡고 "당에서 알아서 책임을 지고 해결하겠다"며 "너무 오래 단식하면 국민 시선도 안 좋으니 오늘 중으로 단식을 풀고 병원으로 가라"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또한 "행정안전부 장관한테도 내가 이야기했고, 오늘 비상대책 위원회에서도 발언했는데, 20대 국회에서 지방업무에 대한 예산을 합리적으로,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으니 믿어 달라"고 이 시장에게 전했다.

이에 이 시장은 "대표께서 두 번이나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며 "당을 믿고 단식을 중단하겠다, 국민과 함께 현장에서 지방자치와 민주주의를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장기간 단식에 따라 체력이 급격히 소진됐다는 보건전문의 소견에 따라 곧바로 경기도 성남에 있는 분당 서울대 병원으로 옮겼다.

이 시장이 서울 광화문에서 단식을 시작하면서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이 전국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치권과 문화계 인사 등의 방문이 줄을 이었으며 시민들 발길도 끊이질 않았다. 이로 인해 이 시장 집무실이 광화문 천막 농성장으로 옮겨졌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김 대표가 방문하기 전날인 16일 오후에는 지방자치 업무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야당 국회의원 9명이 이 시장을 찾아 "안행위에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단식을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이 시장은 "국회가 나서준다니 단식 중단 여부를 숙고해서 결정하겠다"라고 화답했다.


"정부 지방재정 개편안은 지방자치 죽이기"

이 시장이 단식 농성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이유는, 정부가 지난 4월 지방재정 개편안을 발표한 뒤 경기도 기초 자치단체장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방침 철회 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에는 야당 소속 단체장뿐 아니라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다수의 새누리당 소속 기초 단체장도 반대했다.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은 재정이 비교적 양호해 정부로부터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 불교부 단체 돈을 재정이 덜 양호한 나머지 지자체와 나누자는 방안이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성남을 비롯해 경기도 6개 불교부 단체(수원·용인·과천·화성·고양시)에 연간 약 5000억  원의 불이익이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이 같은 지방재정 개편안을 "정부의 지방자치 죽이기, 헌법이 규정한 자치 정신을 거스르는 정책"으로 규정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또한 "국고보조금 사업의 일방적 확대와 국가 사무의 지방 이양, 사회 복지 업무의 증대, 감세정책 등으로 지방재정이 어렵다"며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걷을 수 있는 세금인 지방 소비세 비율을 현행 11%에서 16%로 확대하고 정부가 지자체에 주는 지방 교부세 비율을 현행 19.24%에서 20%로 올려 지방재정을 4조 7000억 원 늘리기로 한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해 왔다.

a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대표가 17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지방재정 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며 11일째 단식농성중인 이재명 성남시장을 만나고 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대표가 17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지방재정 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며 11일째 단식농성중인 이재명 성남시장을 만나고 있다. ⓒ 권우성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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