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신공항 조감도
밀양시
밀양 신공항의 문제는 타 대도시 간의 중간지점, 즉 수요처의 정 중앙지점에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밀양 찬성론자 측의 주장에 의하면 중간지점이 장점이라고 했던 사례가 있다. 이전의 공항 상태들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공항이 정말 텅 빈 空(공)항이 된 사례들 중 대표적인 두 공항을 꼽아보면 양양국제공항과 무안국제공항이 있다. 이 두 공항의 공통점은 기존에 있던 공항, 즉 수요처의 중간지점에 설치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목포로 가던 아시아나 항공기가 추락하면서 목포공항 주변의 안전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광주공항과 목포공항의 중간지점에 설치된 무안국제공항은 2010년 연간 이용객이 단 10만 명으로, 광주공항 100만 명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그야말로 세금먹는 하마요, 존재 자체가 '무안'한 공항이 되어버린 셈이다.
역시 강릉공항과 속초공항의 중간지점에 설치한 국제공항인 양양국제공항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12년 기준 하루 이용객이 80명~90명 수준이었는데, 양양공항에 근무하는 공항공사 직원의 수는 70명이었다. 그야말로 '세금먹는 하마'가 되었던 셈이다. 무안공항과 양양공항의 세금낭비는, 두 공항을 무리하게 합치려다가 두 공항의 수요를 모두 잃어버린 사태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다면 밀양 신공항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법이 있을까.
중간지점에 장거리 교통시설을 설치할 때는 중간지점까지의 근거리 교통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시내에서 꽤 멀리 떨어진 KTX 울산역은 전용도로 개설과 리무진 버스 운행 등을 통해 서울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했고, 광주시내와의 직선거리는 비교적 가까웠음에도 무안국제공항은 리무진 버스나 교통편 확충에 큰 힘을 쏟지 않아 이용객이 매우 적었다. 아무리 빠른 교통수단을 만든 들, 그 빠른 교통수단까지 접근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면 안 만드니만 못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밀양공항 앞에는 지방도 하나만이 지나고 있어 실제 공항이 개항할 시에 교통면에서의 핸디캡이 우려된다. 다행히도 간선철도인 경전선과 경부선이 인근에 지나고 있어 한 시름을 놓은 셈인데, 도로교통과 철도교통망의 조화로운 확충이 밀양 신공항의 이용객 수를 판가름할 것이다. 아무리 호남권에서, 충청권에서 밀양 신공항이 인천공항보다 실제 거리상 가깝다고 한들, 정작 교통편을 타고 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다들 인천공항으로 발길을 돌릴 것은 불 보듯 뻔하다.
③ 가덕도와 밀양, 각각의 교통 장·단점밀양 신공항 지지층과 가덕도 신공항 지지층은 서로가 서로의 교통이 불편하다고 힐난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덕도는 너무 남쪽에 치우쳤다는 이유로, 밀양 신공항은 주변에 교통편이 아예 없다는 주장이 그 이유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서로의 연계교통망에 장단점이 있을 뿐,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다.
가덕도의 경우 현재 부산신항선이 지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바쁜 화물선인데, 현재 광역철도가 공사 중에 있는 경전선, 동해남부선과 연계되는 노선이라 지하철을 타고 공항에 갈 수 있다는 점이 큰 메리트다. 도로교통 역시 거가대교, 녹산대교 등과 연계되어있어, 기존의 설비를 확장시키는 것만으로도 고속도로와 연계되고, 간선철도와 연계될 수 있는 비용절감효과를 가져다준다.
밀양의 경우에는 주변에 경전선 철도가 있다. 공항 예정지로부터는 2.4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경전선 선로를 백산리를 경유하도록 이설을 해 경전선과 공항 예정지를 직접 연결할 경우에는 부산, 대구, 진주 등 대부분의 경남 지자체와 1시간 내의 거리로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가덕도의 경우 상습 정체구간인 남해고속국도를 경유해야만 경남, 경북의 각지로 뻗어 나갈 수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고, TK 지역에서의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밀양의 경우에는 도로교통망이 거의 없다시피한데, 이 상태로 섣불리 개항했다가는 실패한 공항이라는 오명을 끼고 갈 수 있다. 주변의 밀양 시내, 창원, 김해, 양산 등과 연계되는 도로 및 터널 건설과 공항 고속화도로 등을 건설하는 계획부터 미리 짜 두는 것이 최선이다.
④ 공항이 생기면 발생하는 문제점공항의 유치를 위해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는 시민단체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신공항이 유치된다고 해서 공항 주변의 경제가 살아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항공기가 이착륙을 위해 경유하는 항로 주변은 매우 큰 비행기 소음이 난다. 항로 주변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삶의 질이 낮아지고, 이는 항공기의 항로를 따라 슬럼가가 조성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서울 역시 항공기의 항로를 따라가는 지역인 신월동, 신정동 일부가 슬럼화되는 등 항공기 소음으로 인해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는 상태고, 이는 홍콩 역시 마찬가지다. 카이탁 국제공항의 항로 주변에 위치한 까올룽씽자이 등이 슬럼화되면서 큰 사회적 문제를 낳았다. 인천국제공항은 공항 주변을 개발하면서 항공기의 활주로 전후, 즉 항로 주변은 개발하지 않았다. 공항 주변의 소음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공항이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공항 활주로를 중심으로 활주로와 수직으로 접하는 지역에는 호텔, 비즈니스 수요, 상업시설 등 많은 개발이 이루어졌고, 예시로 앞서 설명했듯 인천공항의 좌우에 면하는 지역에는 엄청난 개발호재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항로와 면하는 활주로와 수평으로 접하는 지역은 황폐화 된다는 것이다. 이미 밀양공항 예정지의 인근 주민들은 공항을 반대하는 운동에 돌입했다고 한다.
⑤ 성공한 공항을 만들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