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역과 유수역을 잇는 철교. 꽤나 오래된 모습이다.
박장식
광주에서 출발해 김해의 삼랑진까지 잇는 300여km의 긴 노선 중, 삼랑진과 마산을 잇는 구간의 개량으로 시작해 광양과 순천을 잇는 구간까지, 경전선의 순천-삼랑진 구간은 지난 10년 동안 괄목할 정도의 많은 개량을 거쳤다. 광양항역에서는 막 만들어진 때깔 좋은 철강이 화차 위에 실리고, 진주와 마산을 비롯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진영읍에는 KTX가 들어올 정도의 큰 변화가 일어났다.
역은 대도시와 가까워지고, 더욱 빨라지기 위해서 하루에 승객이 한두 명도 채 타지 않았던 읍면지역의 간이역을 점점 리모델링하고 폐쇄하기 시작했다. 진례역, 한림정역은 원래의 조그마한 간이역 역사를 떠나 콘크리트와 유리로 만든 멋진 역사에서 승객을 받기 시작했고, 창원 덕산의 조그만 역이었던 덕산역은 이설로 인해 화물만을 받는 작은 기차역이 되었다.
2012년 진주-마산 간 KTX가 개통하면서 산인역, 갈촌역, 남문산역, 평촌역 등 아름다운 풍광을 가졌던 간이역이 대거 사라지면서 많은 철도 팬들이 안타까움에 빠진 것도 겨우 4년이 지났다. 그런데 올해 6월에는 광양 외곽의 골약역과 옥곡역을 폐지한 데 이어 7월에 경전선의 경상도 구간을 모두 복선화시키면서 6개의 간이역을 모두 신역사로 옮기게 된 것이다.
7월 14일 0시를 기해 진주에서 광양까지는 복선화가 이루어져 더 이상 좁다란 단선 철길을 굽이돌며 열차가 다니지 않는다. 하루 네 번 다니는, 길지 않은 '로컬철도'에는 이마저도 꽤 큰 사치요 지방 간 교통망에도 철도가 다시 득세하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그러면서 호젓한 분위기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던 조그만 간이역들을 더 이상 보지 못하게 된다는 안타까움도 겹친다.
진주 내동마을 안쪽에 있던 한적한 간이역이었던 유수역부터 사천시의 관문인 '무배치간이역' 완사역, 사천 원전마을의 한쪽 끝에 홀로 남겨졌던 다솔사역, 가수 나훈아가 정겹게 부르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기차역'인 북천역, 버스정류장만 한 조그만 벽돌가 건물 아래에서 아직 영업하고 있는 최후의 '응답하라 간이역'인 양보역, 명예역장의 손길이 남은 간이역인 횡천역, 그리고 녹차 다원 아래의 '간이역 같은 군의 얼굴마담'인 하동역까지. 진주부터 하동까지 7개의 기차역을 다녀와 보았다.
이미 열차가 멎은 유수역에는 정적만이 흐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