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년'을 통해 '여성혐오'를 성찰하다

<미친년, 발화하다> 사진전... 강남역이 떠올랐다

등록 2016.06.20 11:40수정 2016.06.2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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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천안시 신부동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는 지난 달 6일부터 <박영숙 미친년 프로젝트 - 미친년, 발화하다>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충남 천안시 신부동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는 지난 달 6일부터 <박영숙 미친년 프로젝트 - 미친년, 발화하다>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지유석

 충남 천안시 신부동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는 지난 달 6일부터 <박영숙 미친년 프로젝트 - 미친년, 발화하다>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충남 천안시 신부동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는 지난 달 6일부터 <박영숙 미친년 프로젝트 - 미친년, 발화하다>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지유석

충남 천안시 신부동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는 지난달 6일부터 <박영숙 미친년 프로젝트 - 미친년, 발화하다>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천안이 고향인 박영숙 작가는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진행한 <미친년 프로젝트>로 잘 알려진 페미니즘 사진작가입니다. 박 작가가 전시회를 연 건 지난 2009년 이후 7년 만의 일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상실된 성', '미친년들', '갇힌 몸, 정처 없는 마음', '오사카와 도쿄의 페미니스트들', '화폐개혁 프로젝트', '헤이리여신 우마드', '내 안의 마녀', 꽃이 그녀를 흔든다', '36명의 포트레이트', '우리 봇물을 트자', '자궁 스토리' 등 총 11개 주제, 80여 점의 작품으로 구성했습니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이번 전시회의 의미를 이렇게 전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미친년프로젝트>(1999-2005) 시리즈를 집약적으로 보여줌과 동시에, 초기작 <36인의 포트레이트>(1981), <우리 봇물을 트자>(1988) 에서부터 <화폐 개혁 프로젝트>(2003)와 <헤이리 여신 우마드 (WOMAD)-21세기 여신들>(2004)까지 작가의 전작을 총망라해서 보여줌으로써, 한국 현대사진과 페미니즘 미술에 대한 재인식적 계기를 마련한다. 그런 까닭에 오랜 침묵을 깬 박영숙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하는 계기로 마련된 본 전시는 박영숙 작품 전반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그녀가 남긴 한국 페미니즘 미술의 주요 족적을 함께 조망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여성혐오가 만연한 이 시절을 내다본 듯한 사진들

 충남 천안시 신부동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는 지난 달 6일부터 <박영숙 미친년 프로젝트 - 미친년, 발화하다>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충남 천안시 신부동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는 지난 달 6일부터 <박영숙 미친년 프로젝트 - 미친년, 발화하다>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지유석

 충남 천안시 신부동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는 지난 달 6일부터 <박영숙 미친년 프로젝트 - 미친년, 발화하다>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충남 천안시 신부동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는 지난 달 6일부터 <박영숙 미친년 프로젝트 - 미친년, 발화하다>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지유석

 충남 천안시 신부동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는 지난 달 6일부터 <박영숙 미친년 프로젝트 - 미친년, 발화하다>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충남 천안시 신부동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는 지난 달 6일부터 <박영숙 미친년 프로젝트 - 미친년, 발화하다>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지유석

사진 속 여성들은 우리가 흔히 보는 상업사진 속 여성들과는 완전히 딴판입니다. '육체와 성'이란 주제의 누드 사진 연작은 불편한 느낌을 자아내게 합니다. '헤이리여신 우마드' 연작은 기괴하고, '화폐 개혁 프로젝트'는 생뚱맞아 보입니다. 또 꽃과 함께 연출한 '꽃이 그녀를 흔든다' 연작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진짜 광기에 찬 듯 보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남성이라 이렇게 느끼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최근 논란이 일었던 여성혐오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작가는 '미친년'이란 낱말을 온순한 여성성이라는 한국식 성 역할 고정관념에서 일탈한 여성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즉, 작가는 미친년을 화두로 가부장적 권위에 도전했다는 말입니다.


지난달 강남역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여성혐오'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안 그래도 가부장적 권위의식, 남성 우월주의는 여성들을 질식시켜 미치게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일그러진 성 고정관념이 여성을 공포로 몰아넣고, 여성혐오에 대한 건전한 담론형성마저 가로막고 있는 건 아닐까요? 강남역 사건 후 벌어진 일들을 생각해 보면, 작가의 작품세계는 여성혐오가 공공연히 드러나는 이 시절을 내다본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여성혐오가 눈에 보이는 이때 여성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좋은 전시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이 관람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는 시 중심가에 위치해 있습니다. 천안종합터미널이 아라리오 갤러리와 바로 연결돼 있어 고속버스로 오시면 편리합니다.

* 전시기간 : 2016.5.6.~9.11
* 관람시간 : 매주 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7시(종합터미널 신세계백화점 휴일엔 갤러리 휴관)
#박영숙 작가 #미친년 발화하다 #미친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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