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렉시트 '재투표' 청원 폭주... 서버 다운

서명자 200만 명 훌쩍 넘어... 실현 가능성은 '희박'

등록 2016.06.26 09:48수정 2016.06.2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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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영국 '브렉시트' 재투표 여론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영국 '브렉시트' 재투표 여론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국민투표로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영국이 심각한 후폭풍을 겪고 있다.

국민투표 최종 결과가 나온 지 불과 하루 만에 EU 잔류 지지층이 투표 결과에 반발, 재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이 쏟아내면서 전자청원 서버가 마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영국 BBC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각) 영국 하원의 전자청원 웹사이트에 국민투표를 다시 치러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고, 서명자가 하루 동안 무려 200만 명을 훌쩍 넘으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원 대변인은 "단일 사안의 청원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린 것은 처음"이라면서 "재투표를 요구하는 서명이 폭주하면서 한때 웹사이트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청원을 올린 윌리엄 올리버 힐리는 "이번 국민투표는 전체 투표율이 75%를 넘지 못한 데다가 EU 탈퇴를 지지한 응답도 60%를 넘지 못했기 때문에 재투표로 다시 결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국민투표는 72.2%의 투표율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52%가 EU 탈퇴를 지지했다. 참고로 지난 2014년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을 묻는 국민투표는 85%에 육박하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EU 잔류 여론이 높은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지역과 젊은층이 재투표를 바라고 있다. 영국의 한 청년 누리꾼은 "(탈퇴 지지층이 많은) 노년층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해버렸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재투표, 현실 가능성 낮아... 정치권도 부정적

a  브렉시트 재투표를 요구하는 영국 하원 전자청원 웹사이트 갈무리.

브렉시트 재투표를 요구하는 영국 하원 전자청원 웹사이트 갈무리. ⓒ 영국 하원


영국 현행법상 국민투표는 법적 구속력이 없고, 의회가 투표를 통해 거부할 수 있다. 또한 하원은 10만 건 이상의 서명이 접수된 청원은 반드시 논의해야 한다. 다음 하원 회의는 28일 열린다.


하지만 의회가 국민투표 결과를 거부하거나, 재투표를 결정할 확률은 희박하다. EU 탈퇴 지지층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이고 2020년 치러질 차기 총선에서 역풍을 맞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선거 캠페인을 펼치며 재투표는 없을 것이라고 수차례 못 박았다. 그는 "(단일 사안의) 국민투표는 일생에서 한 번, 한 세대에 걸쳐 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강조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도 "국민투표는 끝났고, 결정은 내려졌다"라며 "이제는 투표 결과를 받아들이고, 영국과 EU의 새로운 미래 관계를 설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재투표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영국 #브렉시트 #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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