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령산과 신선암봉 산행

등록 2016.06.29 11:02수정 2016.06.2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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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1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과 '35명산'을 자랑하는 괴산의 조령산과 신선암봉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이번 산행지였던 조령산(높이 1017m)은 백두대간 마루능선의 하나로 충북 괴산군 연풍면과 경북 문경시 문경읍의 경계선상에 자리잡은 명산이다. 조령산(鳥嶺山)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산림이 울창하고 암벽지대가 많아 새가 쉬어가는 곳으로 남쪽에 이화령, 북쪽에 3관문이 위치한 문경새재가 있다. 신선암봉(높이 937m)은 남쪽으로는 조령산, 북쪽으로는 깃대봉과 연결되어 소백산맥의 줄기를 형성하는 바위산으로 정상 주변의 멋진 풍경 때문에 신선이 달밤에 놀았다는 신선봉, 마고 할머니가 놀았다는 할미봉이란 지명도 전해온다. 오가는 길에 수안보, 수옥폭포, 문경새재도립공원을 둘러보기에도 좋다.


아침 7시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해 회원들을 태우고 이화령으로 향한다. 서청주IC로 중부고속도로에 들어선 관광버스가 증평IC를 빠져나와 34번 국도를 달린다. 증평, 괴산, 칠성을 지나 연풍IC교차로 못미처의 시루봉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달콤 회장님의 우천 예고에도 산행에 참여해준 회원들에 대한 감사인사, 젬마 고문님의 산행일정 안내가 이어진다.

 이화령휴게소
이화령휴게소변종만

9시경 동물이동통로가 막아서는 옛길의 이화령휴게소에 도착해 문경과 연풍을 연결하는 3번 국도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지나는 연풍방향을 바라본 후 산행준비를 했다. 이화령휴게소가 충청북도 연풍면에 위치해 이곳에 청풍명월의 고장 충청북도 표석과 연풍면개발위원회에서 건립한 정은택시비가 있다.

 조령산 정상을 향해
조령산 정상을 향해변종만

이화령의 조령산 등산로는 2개로 오른쪽은 거리가 조금 더 길지만 산허리를 돌아가는 산책로이고 왼쪽은 백두대간으로 바로 올라서는 오르막 산길이다. 왼쪽의 충청북도와 괴산군의 관광안내도 옆 계단을 오르며 이화령에서 조령샘, 조령산 정상, 신선암봉, 공기돌바위, 절골로 이어지는 산행을 시작한다.

높이 529m의 이화령까지 차로 올라왔지만 초입부터 봉우리를 2개나 넘느라 힘이 든다. 이정표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길을 헤매며 고생한 회원도 있다. 땀을 흘리며 작은 언덕을 넘어서자 오른쪽 길과 만나는 안부삼거리다. 이곳부터는 등산로가 완만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여유를 누리며 천천히 걷는다. 조령샘에서 쉬고 있던 회원들을 만나 생수도 몇 모금 마셨다. 조림이 잘된 숲과 헬기장을 지나면 조령산 정상이다.

 조령산 정상
조령산 정상변종만

정상에는 이화령 2880m·신선암봉 1680m·3관문 4980m를 알리는 이정표, 새도 쉬어 가는 조령산 표석, 산악인 지현옥 추모비목이 서 있다. 이곳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맥킨리, 에베레스트 등을 등정하고 안나푸르나에서 별이 된 여성 최고 산악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비목에 써있듯 들꽃처럼 산들 산들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영원한 자연의 품으로 떠났을 것이다.


 신선암봉 정상을 향해 1
신선암봉 정상을 향해 1변종만

조령산 정상은 잡목들이 조망을 가리지만 정상에서 신선암봉으로 가며 멋있는 풍경들을 자주 만난다. 조령산은 결코 만만한 산이 아니다. 신선암봉 방향으로는 유격훈련을 하듯 로프를 잡고 급경사를 오르내리는 구간이 계속 이어진다.

 신선암봉 정상을 향해 2
신선암봉 정상을 향해 2변종만

 신선암봉 정상
신선암봉 정상변종만

조령산은 충북 방향은 암벽이 발달하였고, 경북 방향은 주흘산과 마주한다. 암릉의 산들이 다 그러하듯 신선암봉도 정상을 쉽게 내어주지 않는다. 가파른 산허리를 오르내리고 가끔 사고가 난다는 위험구간을 로프에 의지해 조심스럽게 걷지만 깎아지른 절벽에서 스릴이 느껴져 산행이 아기자기하다.


정상이 가까워지며 기대했던 대로 멋진 조망이 눈앞에 펼쳐진다. 동쪽으로 주흘산, 북동쪽으로 월악산 방향의 봉우리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며 로프를 잡고 바위 틈으로 이뤄진 슬랩지대를 오른다. 예쁘게 꽃을 피운 돌양지를 카메라에 담고 멋진 바위와 소나무를 지나면 눈에 뛰지 않을 만큼 작아 그냥 지나치기 쉬운 신선암봉 정상 표석을 만난다. 표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는데 8년 전 아내와 괴산 35명산을 산행하며 다녀갔던 추억이 떠올랐다.

 절골을 향해
절골을 향해변종만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든 정상 끝에 조령산 1.6km, 깃대봉 3.6km, 한섬지기 3.6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한섬지기 방향으로 내려서 비스듬히 얹힌 바위와 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이 다른 공기돌바위를 지난다. 다시 만난 삼거리에서 신풍리(절골) 방향으로 가며 만나는 풍경들도 아름답다. 암자를 닮은 사찰 청암사를 나뭇가지 사이로 바라보고 물이 흐르지 않는 마당바위폭포를 지난다. 기암괴석과 노송이 어우러진 산속에서 맑은 공기를 실컷 마시고 2시 35분경 에바다기도원과 가까운 곳에 정차해 있던 관광버스에 오른다.

늦게 내려온 회원들을 기다리다 34번 국도를 달려 괴산읍내로 갔다. 홍범식고택과 괴산청결고추박물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식당에서 짜글이찌개로 식사와 뒤풀이를 했다. 청주로 가는 차안에서는 임원진이 모두 나서 보리수, 비스킷, 캔디로 행복을 배달한다.

정녕 좋은 사람은 함께 있을 때 마음 편하게 해주고, 힘에 부칠 때 한쪽 어깨 내어주는 사람이다. 청주에 도착해 회원 몇이서 우천 예고로 불참자가 많아 마음 고생했을 임원진들을 위로하는 자리도 마련하며 행복 찾기를 한참동안 더 이어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제 블로그 '추억과 낭만 찾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화령 #조령산 #신선암봉 #공기돌바위 #절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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