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과 늘 함께하겠습니다"

25일 세월호 특별법 개정 촉구 거리행진 후기

등록 2016.06.29 09:58수정 2016.06.2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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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며 홍익대학교 정문에서부터 광화문까지 두 시간 동안 거리행진을 했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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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며 홍익대학교 정문에서부터 광화문까지 두 시간 동안 거리행진을 했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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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며 홍익대학교 정문에서부터 광화문까지 두 시간 동안 거리행진을 했다. ⓒ 지유석


세월호 유가족이 또 다시 거리로 나왔습니다. 지난 25일, 세월호 유가족들은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 모여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저와 제 아내도 모처럼 서울에 올라왔는데, 행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홍대 정문으로 향했습니다.

날씨는 다소 무덥긴 했지만, 바람이 불어 걷기에는 좋았습니다. 그러나 나들이 나온 기분은 아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800일이 넘었는데, 의혹은 갈수록 더 커지는데 정부는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아래 특조위) 활동을 종료시키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가족들은 이 무더위에 거리로 나왔습니다. 행진 선봉에 유가족이 앞장섰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자식 잃은 일도 서러운데, 왜 이분들이 거리로 나와야 하나?'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달 초, 안산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찾았다가 유가족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분은 차라리 거리로 나와 싸울 때가 편했다고 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세월호 참사 후 1주년 까지는 그래도 거리에서 무엇인가 외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세월호 인양 작업, 그리고 19대 국회에서 폐기된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이 20대 국회에서 상정될 수 있을지 그저 기다려야 하는 처지여서 답답하다는 뜻이었습니다.

유가족들의 생각이 다 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본 유가족분들의 얼굴은 활기 넘쳤습니다. 거리로 나오게 되 오히려 안도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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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며 홍익대학교 정문에서부터 광화문까지 두 시간 동안 거리행진을 했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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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며 홍익대학교 정문에서부터 광화문까지 두 시간 동안 거리행진을 했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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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며 홍익대학교 정문에서부터 광화문까지 두 시간 동안 거리행진을 했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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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며 홍익대학교 정문에서부터 광화문까지 두 시간 동안 거리행진을 했다. ⓒ 지유석


그런 모습을 보니 더욱 마음이 아려왔습니다. 상식적으로 참사의 진상규명이 이뤄질 때까지 가장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분들이 바로 유가족입니다. 그러나 이분들은 도리어 정부로부터 온갖 홀대를 당해왔고 거리에서 싸울 때 편안함을 느끼고 있으니 세상이 정말 잘못되도 단단히 잘못됐습니다.

사실 무더운 날씨에 광화문 광장까지 걷는 일이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내를 비롯해 함께 하는 다른 분들이 계셔서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또 두 시간 동안 걸었다고 유가족분들께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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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며 홍익대학교 정문에서부터 광화문까지 두 시간 동안 거리행진을 했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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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며 홍익대학교 정문에서부터 광화문까지 두 시간 동안 거리행진을 했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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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며 홍익대학교 정문에서부터 광화문까지 두 시간 동안 거리행진을 했다. ⓒ 지유석


세월호 참사를 생각할 때면, 슬픔 당한 분들에게 힘이 되어줘야 할 텐데 나 혼자만으로는  도무지 힘이 될 것 같지 않아 무기력할 때가 많았습니다.


행진 시작 전, 단원고 2학년 고 오영석 학생의 엄마 권미화씨는 인사말을 통해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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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거리행진 시작 전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고 오영석 학생의 엄마 권미화 씨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 지유석


"때론 지칠 법도 한데 800일 동안 지금까지 변함 없이 함께해 주셔서 고맙다. 정부에 맞설 수 있는 힘은 여러분에게 나온다."


25일부터 유가족들은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서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경찰은 26일 세월호 노란리본 철거를 시도하고 항의하는 유가족들을 연행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27일엔 바닥깔개를 빼앗아 달아나더니 28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기자회견 장에서는 피켓을 빼앗아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권력이 자식 잃은 부모에게 왜 이토록 극악무도하게 구는지 보기만 해도 분노가 치밉니다. 이럴 때마다 영석 엄마의 말씀 처럼 함께 하고자 합니다. 25일 거리행진 때처럼 말입니다.
#세월호 특별법 #단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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