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선생님이 진행한 ‘옛날 교과서 수업’의 모습.
추광규
- 덕포진 교육박물관은 언제 문을 여셨는가요. 그리고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는가요?"20년 전인 1996년 시작되었습니다. 저도 교직에 있으면서 역사교육과 문화교육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화여대 사범대 교육과를 졸업한 후 교단을 지키던 집사람이 우연한 사고로 눈이 힘들어지면서 더 이상 교단에 설 수 없자 무척 힘들어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내에게 사표를 내도 학생들을 다시 만나게 해주겠다고 약속하면서 이를 지키기 위해 시작된 것입니다."
- 교육박물관에 상당히 많은 전시물이 있는데 어떻게 수집을 하게 되었는지요."저는 교직에 있으면서 연구목적으로 많이 수집하고 있었습니다. 아내에게 약속을 한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3년 동안 전국을 누비면서 전시물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기증도 많이 받았습니다. 자료를 모으는데는 많은 돈이 안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건물 짓고 전시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당시 9억원 정도가 들어갔답니다. 지금 귀하게 대접받는 각종 전시물은 그 당시만 해도 버리는 것들이었는데 지금은 보물이 되었습니다. 여기서는 값 나가고 비싼 걸 따지는 것이 아니라 희귀성이 있는 것에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고물이 보물이 된 것이지요.(웃음)"
- 전시물을 수집하면서 많은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은데요."(웃음)저희가 국립중앙박물관 DB에 입력한 것이 공식적으로 2500여점인데 나머지 책이라든지 잡다한 자료를 다 따지면 7000여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값비싼 도자기라든지 그런 것보다는 책보나 옛날도시락 학용품 교복 이런 것을 더 귀한 걸로 봅니다.
어느 학교 창고를 뒤졌더니 옛날 책상 2개가 남아 있었습니다. 트럭에 그것만 싣고 올 수 없어서 그날은 그냥 오고 며칠 후 다시 가보니 불태워 없애 버렸습니다. 한 초등학교가 낡아서 재건축 결정과 함께 철거를 한다고 하기에 찾아가서 여기저기 뒤지다 보니 계단 밑에 먼지를 잔뜩 쓰고 있는 풍금을 발견했습니다.
먼지를 닦아내고 살펴보니 일본제 풍금이었습니다. 일제시대 때 사용하던 풍금인데 귀한 보물을 우연하게 발견하게 된 것이지요. 어느 날은 어떤 분이 상자를 들고 와서 기증하겠다고 해서 열어봤습니다. 자기는 물론이고 자녀들이 배운 교과서를 고스란히 모은 것이었습니다. 그 중 몇몇 옛날 교과서는 지금 구하려고 해도 도저히 구할 수 없는 희귀한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