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백남기씨 살수, 영등포서장이 현장 명령"

민사소송 사실조회에서 밝혀, 대책위 "경찰 윗선 책임회피 안 돼, 실체적 진실 밝혀야"

등록 2016.07.05 12:40수정 2016.07.0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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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은 백남기씨 관련 민사소송에서 "신윤균 영등포경찰서장이 당시 현장 명령 책임자"라고 밝혔다.
경찰은 백남기씨 관련 민사소송에서 "신윤균 영등포경찰서장이 당시 현장 명령 책임자"라고 밝혔다. 백남기 대책위

경찰이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대회'에서 농민 백남기씨에게 물대포를 사용하도록 현장에서 명령한 책임자는 신윤균 현 서울영등포경찰서장(당시 제4기동단장)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이 사건과 관련해 현장 명령자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씨는 당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200일이 넘은 현재까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5일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백남기씨 사건 관련 민사소송 '사실조회회보'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살수차를 이용해 현장에서 살수 명령을 한 책임자를 묻는 원고 측의 '사실조회 요청'에 "당시 서린교차로 근처 관할 책임자인 총경 신윤균"이라고 지난달 23일 답했다. 이 소송은 백남기씨 외 4명이 대한민국 정부와 강신명 경찰청장 등 6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이다.

서울경찰청은 또 '살수차 사용 결과보고서'에 기재돼 있는 '사용명령자', '운용책임자' 가운데 직사 살수의 대상과 방법 등을 최종 결정한 지휘관을 묻는 질문에 "현장에서 구역관할 지역장(책임자)이 사용을 결정해 지방경찰청장에 승인보고를 한 후, 승인 결정이 있으면 관할 지역장이 현장상황에 맞게 운용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용명령자'는 살수차 운용 승인을 한 지방경찰청장을 기재하는 경우가 있으나, 현장 상황에 맞게 구체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관할 지역장"이라고 덧붙였다. 즉 당시 현장에서 살수차 운용의 실질적인 책임자는 '살수차 사용 결과보고서'에 '사용명령자'로 명시된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아니라 지역장이었던 신윤균 영등포서장이라는 설명이다.

박주민 의원 '백남기씨 사건' 관련 영등포서장 신상 자료 요구하기도

물대포에 실신한 농민, 생명 위독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지난해 11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1가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 설치된 경찰 차벽앞에서 69세 농민 백남기씨가 강한 수압으로 발사한 경찰 물대포를 맞은 뒤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시민들이 구조하려하자 경찰은 부상자와 구조하는 시민들을 향해서도 한동안 물대포를 조준발사했다.
물대포에 실신한 농민, 생명 위독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지난해 11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1가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 설치된 경찰 차벽앞에서 69세 농민 백남기씨가 강한 수압으로 발사한 경찰 물대포를 맞은 뒤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시민들이 구조하려하자 경찰은 부상자와 구조하는 시민들을 향해서도 한동안 물대포를 조준발사했다.이희훈

당시 살수차를 운용한 충남청 제1기동대 한아무개 경장이 집회 다음날인 지난해 11월 15일에 작성한 '살수차사용 결과보고서'에는 구은수 서울청장이 '사용명령자'로 나와 있다. 이 보고서에서 한 경장은 "서울청장의 지시를 받은 4기동단장(신윤균 서장)의 살수명령을 받아 경고살수 1회, 곡사살수 3회, 직사살수 2회 등 총 4000리터를 살수했다"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이어 직사로 살수된 물대포를 얼굴에 직접 맞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검토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직사살수가 오로지 얼굴에 맞았을 경우에만 발생할 위험성에 대해 별도로 검토한 사실은 없다"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최석환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사건의 일부분이 드러났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총체적 진실"이라며 "현장 명령자의 책임도 물어야 하지만 이것으로 인해 경찰의 윗선이 책임을 회피하려 해서는 안 된다, 국가 폭력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윤균 영등포서장과 홍완선 종로경찰서장과 관련해 인사기록카드 사본 등 신상 관련 자료를 요구한 것도 백남기씨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의 박 의원은 지난주 '백남기 대책위'와 한 간담회에서 관련내용을 입수해 두 경찰서장에 관한 정보를 취합하는 과정이었다.


신 영등포서장은 경찰대 5기 출신으로 영등포서장 발령을 받기 직전까지 서울청 제4기동대장을 지냈다. 홍 종로서장은 신 서장보다 경찰대 한 기수 선배로 종로서장 발령 전까지 서울청 제2기동대장을 지냈다. 두 사람은 올해 1월 각각 승진 발령 받았다.
#백남기 #물대포 #신윤균 #영등포서장 #종로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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