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 왜관읍 석적리 '캠프 캐롤' 후문 근처의 도로변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이곳 주민들은 미군들을 상대로 옷을 팔거나 음식을 팔기도 하면 생활하고 있다.
조정훈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인 '캠프 캐롤' 후문이 있는 석적리 한 도로변에서 주민 서너 명이 의자에 앉아 사드 배치 논란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이들은 미군기지가 있어 장사를 하면서 살고 있지만 사드 배치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방관석(59)씨는 "주민들이 모이면 사드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며 "사드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지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칠곡에 배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칠곡 군민 90%는 사드 배치에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씨는 "미군기지가 들어온 후 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 2011년에는 고엽제가 매립되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지역 농산물은 하나도 팔리지 않았고, 지금도 주변에 암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지만 왜 죽는지 원인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진수(75)씨도 도로변을 가리키며 "지금 지나가는 사람도 하나 없어 경기가 최악"이라며 "언론에서 전자파가 굉장히 위험하다고 하던데 사드가 배치되면 지금보다도 더 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왜관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김정수(44)씨는 "사드가 이곳에 배치된다면 나는 미련 없이 왜관을 떠날 것"이라며 "아마 젊은이들은 모두 떠나가고 나이 많은 사람들만 남아 유령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소장사를 하는 장대균(42)씨도 "사드가 들어와도 피해가 없다면 반대하지 않겠지만 엄청난 피해를 줄 게 뻔한데 누가 찬성하겠느냐"며 "이 골목에 있는 젊은이들은 모두 반대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