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모셔오려면 내가 당 대표 돼야"

[새누리당 당권주자 인터뷰②] 이주영 의원

등록 2016.07.08 16:50수정 2016.07.0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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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차기 당대표에 도전장을 낸 이주영 의원은 "현재 유력한 여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영입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 남소연


새누리당 차기 당 대표에 도전장을 낸 이주영 의원이 현재 유력한 여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영입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7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내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이 반 총장 입장에서도 더 낫다, (내가) 당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적격자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며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반 총장 입장에서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비박근혜) 구도로 돼 있고 분열과 갈등으로 갈 수 있는 당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에) 들어와서 본선에 승리하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의 화합과 단결이 제1조건임을 감안할 때 현재 친박 후보로 꼽히나 상대적으로 중립적 인사로 꼽히는 자신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이 맞다는 얘기였다.

이 의원은 "당내 갈등이 큰 것처럼 비치면 영입이 쉽지 않다는 얘기인가"는 질문에도 "쉽지 않을 수 있다"며 "하나가 돼야 힘을 극대화 할 수 있지 않나"라고 답했다. 

이번 8.9 전당대회를 두고 계파 대결이 재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지난 공천 과정에서도 너무 싸우는 걸로 비쳤고 그 결과가 총선 참패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각 계파로 나뉘는 것은 어쩔 수 없는데 화합해서 당을 잘 추스르라는 '융합'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융합을 잘 할 수 있는 리더를 선출해야 할 전대에서마저 계파 간 극단적 대결을 벌이는 것은 그런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국회선진화법 당초 취지에 어긋나, 대표 되면 야당에 개정 제의"

앞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던 그는 지난 3년 반 동안의 박근혜 정부 국정 평가와 관련,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법안들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소통의 리더십이 앞으로 더 간절히 요청되지 않겠나"라면서도 국회선진화법을 '걸림돌'로 지목했다.


특히 이 의원은 "국회선진화법은 극단적인 물리적 충돌을 유발하는 정치 행태를 벗어나 보자는 취지에 부합되게 시행되지 않았다, 오히려 남용하는 사례가 많이 생겼다"면서 차기 당 대표로 선출되면 야당 측에 선진화법 개정을 제의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이번 전당대회가 친박·비박 대결 구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 계파 문제가 왜 안 풀린다고 보나. 한편으로는 계파 구도가 정당의 현실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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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의원은 이번 8.9 전당대회를 두고 계파 대결이 재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지난 공천 과정에서도 너무 싸우는 걸로 비쳤고 그 결과가 총선 참패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 남소연

"대선 등 큰 선거를 치르면서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 그 선택에 따라서 언론이나 바깥에서 분류하지 않나. (계파는) 그렇게 자연스러운 정치현상이다. 다만 그게 지나치게 파벌의 이익에만, 이해관계에만 치우치면서 패권주의로 나가는 게 문제다. 그런 것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지난 공천과정에서도 너무 싸우는 걸로 비쳐 국민과 당원들에게 상처를 많이 주지 않았나. 그 결과가 총선 참패로 나타났고 당 중앙위원들까지도 '혁신'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 계파로 나눠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데 화합해서 당을 잘 추스르라는 '융합'을 주문한다. 그런데 융합을 잘 할 수 있는 리더, 박근혜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잘 할 지도자를 선출해야 할 전대에서마저 계파 간 극단적 대결을 벌이는 것은 그런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아니다. 어쨌거나 화합을 이룰 적임자, 정권 재창출의 역량을 가진 자를 기준으로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 이명박 정부 임기가 끝나면서 당내서 친이계가 사라졌다. 박근혜 정부 임기가 끝나면 친박계도 사라질까.
"정당사를 보면 계파의 역사가 있지 않나. 그런 것에 유추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정권이 끝나면, 그런 구심점이 없어지니 아무래도 (계파색이) 옅어지지 않겠나."

- 친박 일각에서 서청원 의원을 당 대표로 추대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서 의원도 당초 불출마 입장이었지만 미묘하게 입장이 바뀌는 듯하다.
"추대가  아니라 경선이라면 가타부타 얘기할 사안이 아니다. 누구든지 자유롭게 (출마를) 선택할 수 있지 않나. 그렇게 나오면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서 결정하면 된다. 그것이 정당민주주의 아니겠나."

- 총선 참패 후 당 수습이 쉽게 되지 못한 까닭 중 하나는 '김용태 혁신위' 무산으로 꼽힌다. 이를 어떻게 평가하나.
"정진석 원내대표가 중진의원들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김용태 혁신위 등은) 당시 중진의원들의 다수 의견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내용이었다. 원내부대표단과 비대위를 구성할 때 한쪽으로 치우쳐졌다고 봤다. 또 혁신위의 안을 전혀 수정할 수 없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한다고 했는데 이는 중진의원들의 자문 때 별로 제기되지 않았던 내용이었다. 총의를 수렴하는데 문제가 있었다."

"관리형 당 대표 아니라 창조형 당 대표 필요하다"

-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를 비춰보면, 차기 당 대표가 내년 대선을 위해서라도 그 같은 계파 간 갈등을 잘 관리해야 할 텐데 생각한 게 있나.
"나는 차기 당 대표가 단순한 경선 관리인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선승리는 시대정신을 배제하고 논의되기 어려운 문제다. 시대정신에 부합할 수 있는 리더십의 소유자가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대권주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시대정신을 잘 읽고 거기에 부합하도록, 창조적으로 당을 이끌 수 있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 단순한 관리형 대표가 아니라 정권재창출을 위한 창조형 당 대표가 돼야 한다."

- 창조형 당 대표라고 말했는데 구체적인 방안이 있나. 다른 당권주자들은 조기 경선 등을 주장하고 있다.
"그것도 흥행을 통해 대선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나는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정책위의장을 맡아서 정책비전대회라는 것을 했다. 스튜디오에서 후보들끼리 정책 공방을 하는 게 아니라 당원들을 다 모아놓고 후보들이 정책을 가지고 토론하도록 한 것이었다. 광주, 부산, 대구, 서울 등에서 했는데 굉장히 흥행몰이를 했다. 그게 정권교체의 밑거름이 됐다고 보고 있다. 그런 흥행적 요소라면 일찍 레이스를 시작하는 것도 논의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 대선후보 선출은 내년 8월쯤이 되지 않겠나. 잠재 후보군들이 다 들어와서 경쟁할 수 있도록."

- 잠재 후보군들이 다 들어와야 한다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염두에 둔 것인가.
"물론 반기문 총장도 가시권 내에 있는 분으로 봐야 한다. 그 외에 김무성 전 대표도 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나 원희룡 제주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홍준표 경남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등도 다 잠재 후보군이다. 유승민 의원도 있다. 나는 2012년 대선 당시 대선기획단장으로 전략, 조직, 정책, 홍보, 인재 영입 등에 다 책임을 맡아서 큰 그림을 그렸다. 이명박 정부 인기가 워낙 떨어져서 이기기 쉽지 않은 게임이지만 50% 넘는 득표율로 이겼다. 그런 노하우를 갖고 있는 당 대표가 필요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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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던 이주영 의원은 지난 3년 반 동안의 박근혜 정부 국정 평가와 관련,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법안들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소통의 리더십이 앞으로 더 간절히 요청되지 않겠나"라면서도 국회선진화법을 걸림돌로 지목했다. ⓒ 남소연


- 단도직입적으로 반기문 총장 모셔올 복안이 있나.
"모셔와야지. 그리고 내가 당대표 되는 것이 반 총장 입장에서도 더 낫다. 당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적격자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반 총장 입장에서 친박 대 비박 구도로 돼 있고 분열과 갈등으로 갈 수 있는 당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들어와서 본선에 승리하는 것도 생각해야 하고."

- 당내 갈등이 큰 것처럼 비치면 영입이 쉽지 않을 것이다?
"쉽지 않을 수 있다. 하나가 돼야 힘이 극대화 될 수 있지 않나. 그런 조건에서나 (반 총장이) 들어올 수 있지 분열돼 싸우고 있는 당에 들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 박근혜 정부 3년 반, 어떻게 평가하나. 국무위원이기도 했다.
"안팎으로 경제가 어렵지 않나. 정부가 이를 돌파하기 위해 4대 부문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국회선진화법 이런 것에 의해서 막혀있다 보니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나 노동개혁입법 등은 청년 일자리 창출에 많은 효과가 있을 법안들인데 이런 것들이 제대로 처리 안 된 것이 한계가 아니었나 싶다. 3당 체제가 형성됐기 때문에 기존의 양당 체제 때보다는 협치가 잘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정부 측의) 순수한 취지를 잘 설득해서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법안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소통의 리더십 이런 것이 좀 더 간절하게 요청되는 부분 아니겠나 생각한다."

- 국회선진화법이 국정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나.
"선진화법이 극단적인 물리적 충돌을 유발하는 직권상정, 이런 정치 행태를 벗어나 보자는 취지에서 시행해 봤는데 그 취지에 부합되게 시행되지 않더라. 오히려 남용하는 사례가 많이 생겼다. 그렇게 하면 아무 것도 못한다. 정부가 뭘 추진하려고 해도 야당의 동의가 없는 한 절벽에 부딪히는 상황을 만들었다."

- 당 대표로 선출된다면 야당에 정식으로 선진화법 개정을 제의할 의사도 있나.
"그건 해야 하지 않겠나. 그렇게 '식물국회'라고 질책을 따갑게 받았는데 그것을 손질하지 않고 넘어가긴 어려울 것 같다."

세월호 '노란 문패' 부착 질문에 "내용 보고 결정"

- 전임 해수부 장관으로서 최근 세월호 특조위 활동기한 보장 논란을 보고 어떻게 생각했나.
"특조위 활동기한은 6월 30일로 마감됐지만 12월 말까지 백서 발간 등 조사 정리 목적으로는 존속해 활동할 수 있게 돼 있다. (세월호를) 인양한 후 조사하는 부분은 정부에서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굳이 연장할 필요 없이 그 기한까지 그대로 가면 된다. 12월 말에도 더 조사해야 할 사안이 있다면 그 때 가서 연장 여부를 판단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이는 여야 사이에서도 논의되고 있는 사안이다. 그 결론에 따르면 된다고 생각한다."

- 세월호 유족들이 최근 20대 국회의원 개개인을 만나 진상규명, 재발방지 등을 약속받고 그 증표로 '노란 문패'를 의원실 명패 아래 붙이고 있다. 혹시 유족들이 찾아오면 '노란 문패'를 달 생각이 있나.
"내용을 보고 결정하겠다"

- 최근 현안으로 면책특권 폐지 논란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합리적으로 가야 한다."

- 하지만 이 의원도 지난 2000년 11월 2일 대검찰청 국정조사 당시 민주당 권노갑 최고위원 등의 실명을 거론하며 '정현준 게이트' 개입 여부를 추궁했지만 사실 무근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것이 면책특권을 이용한 것 아닌가?
"그것은 지금의 상황과 다르다. 국감 전날 <동아일보> 1면 톱기사로 났던 내용이었다. 이미 시중에서 실명이 회자되고 있던 상황에서 그걸 확인하는 건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이었다."

- 면책특권을 제한해야 하지만 폐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인가?
"당시 내가 야당 법사위원 아니었나? 이미 그 사람들의 실명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총장을 상대로 확인해야 했다. 오히려 시중에서 훼손되고 있는 명예를 그런 확인을 통해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또 만약 의혹이 사실이었다면 국민이 알아야 할 사안이었다. 면책특권은 행정부 견제와 비판을 위한 국회의원의 '무기' 차원에서 보장하는 것 아니겠나. 그리고 현 면책특권 남용 비판은 근거 없이 제기했기 때문에 논란이 된 것이다. 저는 당시 언론보도를 근거로 해서 얘기한 것이었다. 일간지 톱기사로 나온 의혹을 확인하지 않는다면 그건 야당 의원으로서 직무유기였다."
#이주영 #8.9 전당대회 #새누리당 #반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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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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