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비정규직 위해 서울서 온 대학생 20명

등록 2016.07.21 10:33수정 2016.07.2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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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대학생 20여명이 내려왔다. 대학생들이 나누어준 책자를 보았다. '2016 대학생 여름 연대활동 돌아보다'라는 표지글이 보였다. 그 아래 더 의미있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대학생, 하청노동자를 만나다'
'비정규직 800만 시대 하청노동자와 함께하는 여름'


책 내용을 보니 일정이 빡빡하게 짜여 있었다. 지난 17일(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일정은 매일 밤 늦게까지 진행됐다. 18일(월) 오후 5시 현대중공업 정문 앞 퇴근 선전전을 시작으로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조합 간부와 만나 간담회를 했고, 뒤풀이 후 숙소로 이동해 밤 10시 넘어 취침에 들었다.

다음날 19일(화)엔 오전 5시에 일어났다. 오전 6시 현대중공업 정문으로 이동하여 출근 선전전을 진행하고 아침식사 후 현대중공업 노동자와 심층 인터뷰를 했다. 이후 현대차로 가서 비정규직 불법파견 역사에 대해 배우고 노동자와 간담회를 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실정에 대해 이야기 듣고 저녁 무렵 울산과학대로 가서 문화제를 열어 700일 넘게 이어지는 청소노동자의 노숙농성을 위로 했다. 노래와 율동을 하는 게 어슬프기는 했지만 손자손녀들의 재롱잔치인 듯 어르신들은 즐거워 했다.

20일(수)에도 일찍 일어나 일정을 시작했다. 오전 5시 50분부터 6시 30분까지 현대차 정문앞에서 출근 선전전을 하고 다시 과학대 청소노동자 농성장으로 가서 간담회 후 12시부터 1시까지 울산대학교 정문에서 그곳 청소노동자와 점심시간 선전전을 했다.


선전전이 끝나고 점심을 먹은 후 태화강 고수부지에서 진행된 울산노동자총파업대회에 참가했다. 뜨거운 햇살 받으며 시청까지 왕복 행진 후 오후 5시가 넘어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참 대견하다. 대학 1년부터 2년, 3년, 4년까지 다양한 학년층의 남녀 청년학도들이었다. 80~90년대 대학생들의 학생운동이 전성기를 누리던 때도 있었다. 내가 노동조합 활동에 눈을 뜬 90년대에도 소위 대학생 운동권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었다. 그러나 IMF를 겪으면서 대학생들의 사고방식이 바뀌었는지 대학가 운동권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1박 2일 서울서 온 20여명의 대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90년대 그 치열했던 노학연대가 생각났다. 전국의 대학생회의 도움으로 국가권력의 노동탄압을 뚫고 노동자들이 모여 집회를 하고 국가에 대한 노동탄압을 규탄할 수 있었다.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대학교정에서 노동자 집회를 했던 생각이 절로 난다.

경찰이 노동자 집회를 무조건 불법집회로 몰아 못하게 하면 노동자도 집회를 강행했었다. 경찰을 피해 이 골목 저 골목을 누비며 경찰을 따돌리고 대학교 내 체육관 같은데 모여 기습 집회를 하기도 했다. 집회 장소가 끝내 불허되면 집회장소로 진입하기 위해 투석전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1박 2일 동안 만난 대학생들은 그런 일을 잘 모를 거 같다. 그래도 참 기특하다. 사회문제,노동문제 그것도 하청이나 비정규직 노동문제에 관심 갖기가 쉬운 일이 아닐 텐데 그 젊은 청춘들은 깊은 관심을 가지고 문제의식화 했다. 그 젊은 청년학도들을 보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가지게 되었다. 버스를 빌려 왔던데 서울까지 귀가 잘 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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