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탄 기자회견원자력진흥위원회가 열리던 시각에 산자부 바깥에서는 고준위방폐물 관리기본계획의 일방적인 통과를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집회가 열렸다.
박현주
경주환경운동연합 이상홍 사무국장은 "날치기 공청회를 해놓고 산자부 관계자들은 경주에 내려 와서 공식 간담회가 아닌 비공식적 식사 자리를 만들어 주민들을 만나고는 지역 의견수렴을 했다고 말한다"며, 정부의 비민주적이고 일방적인 소통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따라서 이번에 황교안 국무총리가 발표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확정은 '날치기 공청회'와 '엉터리 의견 수렴'을 근거로 하였으므로, 앞으로 핵발전소 지역 주민과 시민들의 큰 반발을 예고하고 있다.
원자력진흥위원회가 열리고 있던 시각, 바깥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 종교단체가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핵발전소가 있는 영광과 경주, 핵발전소 인근 지역인 고창과 현재 신규부지 논란이 있는 영덕, 핵연료 공장이 있는 대전 등지에서 온 주민들과 시민환경단체 및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천주교, 대종교 등 종교계 인사 30여명이 정부가 독단적이고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고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방사능 반감기가 10만 년 이상 걸리는 고준위 핵폐기물에 대한 계획을 정부가 졸속으로 처리하려 한다"며 "이 정부에 과연 소통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개탄했다.
또 영광핵발전소반대범국민연대의 박혜령 사무국장은 "산자부 앞에서 시위를 할 때마다 정부세종청사의 거대한 건물 규모에 위압감을 느낀다"며 "국민들의 피땀으로 지은 이 건물에서 근무하는 공직자들이 국민들의 이야기를 전혀 듣지 않는다"고 소통능력의 부재를 비판했다.
천주교창조보존연대 양기석 신부는 "부도덕한 정부와 핵자본 세력의 발악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역사의 심판"을 경고했다.
유성핵안전시민대책본부의 이경자 집행위원장은 "핀란드 정부는 고준위폐기물에 대한 처리를 두고 30여년에 걸쳐 국민들과 대화하였는데, 몇 달 만에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탈핵을 외치는 종교인들이날 기자회견과 집회에 참여한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대종교의 종교인들이 한 목소리로 탈핵을 외쳤다.
박현주
한편 황교안 총리는 이번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원자력 발전 규모가 확대되어 운영 실적이 쌓이면서 방사성폐기물 관리대책을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하면서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국민과 소통하며 차질없이 추진할 것"을 당부하였다.
또한 황 총리는 두 번째 안건이었던 '미래원자력시스템 기술개발 및 실증 추진전략(안)'도 통과시켰는데, 이는 파이로 프로세싱(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에 기술 개발 계획으로 "한미 공동으로 파이로 기술의 타당성 입증에 주력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 전략(안)이 통과됨으로써 인구 밀집 지역인 대전 유성구에서 안전성과 경제적 실익이 의문스러운 파이로 기술 실험을 공식화하게 되었다.
원자력 관련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는 대전 유성지역에서 공공연하게 파이로 프로세싱 실험을 하게 된다면, 핵연료 공장 증설 갈등에 이어 또다시 핵 안전 논란과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성명서 |
정부의 일방적인 고준위 방폐물 기본계획 확정을 강력히 규탄한다! 오늘(7월 25일) 정부는 제6차 원자력진흥위원회를 열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확정한다. 그간 이 계획은 핵발전소 인근 지역주민과 시민사회, 국회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정부는 핵폐기물(방폐물) 문제가 나올 때마다 '시급성'과 '필요성'에 대해서만 강조했을 뿐, 정작 핵발전소 인근 지역주민이나 시민사회와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범부터 파행으로 시작하여 전체 구성원의 40%가 사퇴한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 지역주민들의 격렬한 반대 속에 용역 업체 직원과 무선 마이크까지 동원한 일방적인 '날치기' 공청회(6월 17일) 같은 절차상의 문제는 일일이 말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기본 계획의 내용이다). 2005년 방폐장 주민투표 당시 경주에 짓지 않기로 법률로까지 약속한 사용후핵연료 관련 시설을 짓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핵발전소 지역주민들이 입을 모아 반대한 임시저장고 증설에 대해 정부는 일방적으로 계획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준위 핵폐기물 관리 문제는 윤리성과 도덕성을 기초로 국민적 합의를 통해 만들어져야 한다. 최소 10만년 이상 관리해야 하는 핵폐기물을 아직 태어나지도 않는 우리 후손들에게 떠넘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정부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바탕으로 한 소통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무책임하게 핵폐기물만 양상하고 '폭탄 떠넘기기'식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방식으로 문제를 모면하게 된다.
안타깝지만 이번 기본 계획의 내용이 바로 그렇다. 기본계획의 내용을 보면 당장의 쟁점 사안인 고준위 핵폐기물 임시저장고 문제에 대해서는 지역주민들의 반대에도 마치 별일이 아닌 듯 제대로 된 언급조차 없고, 먼 미래의 이야기에 대해서만 잔뜩 늘어놓고 있다. 뚜렷한 해결책과 방법이 없으면서 핵폐기물은 양상하고 있고, 시급성만 강조하며 지역주민들을 압박하는 형국이 굴업도, 안면도, 부안을 이어 수십 년째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이야기하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문제의 시급성은 다분히 핵발전소 운영주체인 한수원과 정부의 다급함이다. 왜냐하면, 현재 고준위핵폐기물 임시저장고가 2019년 월성, 2024년 영광·고리에서 가득 차게 되면, 핵발전소 가동을 멈춰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런 상황에 대해 지역주민들의 요구를 듣고 국민들과의 신뢰와 핵발전 정책 전환 여론을 중요하게 여기기보다는 핵산업계와의 이해관계와 국민여론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핵발전 유지·확대정책을 고집해 왔기 때문이다. 오늘 확정될 관리계획 역시 이런 맥락에서 추진되어 온 것이다.
이에 우리는 정부가 확정하려는 정부의 고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촉구한다. 더불어 우리는 정부의 고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안 확정을 강력히 규탄한다. 국민을 무시하는 정부, 국민과 소통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모습에 분노한다. 이에 우리는 오늘 확정될 기본계획안을 백지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방폐장 유치 지원법과의 충돌에 대한 법률소송, 국회와의 공조를 통해 '(가칭)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절차에 관한 법률' 저지 투쟁, 지역에서의 집회를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오늘 원자력진흥위원회의 결정에 맞서 싸울 것이다.
- 우리의 요구 - - 정부의 일방적인 '고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 철회하라! - 지역주민 반대 속에 강행되는 고준위 핵폐기물 임시저장고(건식저장시설) 증설 계획 전면 중단하라! - 국민여론과 역행하는 핵발전 유지·확대정책, 축소·폐쇄로 전면 전환하라!
2016. 7. 25.
탈핵지역 대책위 /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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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폐기물 처리 논의 핀란드는 30년, 우리는 단 몇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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