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은 1일 발매된 최근호에서 이른바 '박원순 공작'에 대한 전직 국정원 직원들의 증언을 싣고 있다.
시사IN
국가정보원이 지난 2009년 원세훈 원장 취임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정치공작'을 벌였고, 원 전 원장이 이를 직접 지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은 1일 복수의 전직 국정원 관계자들로부터 이 같은 증언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시사IN>과 인터뷰 한 원 전 원장의 핵심측근은 "2009년 4월 국정원장에 취임한 뒤 원세훈 원장은 비서실 직원은 물론 1, 2, 3차장과 기조실장이 참석하는 회의 때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성토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원 전 원장이 그 자리서 '박원순은 종북좌파의 거두다, 철저히 흠집내라,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다, 지쳐 나가떨어질 때까지 멈추지 마라'고 지시해 처음엔 국정원 안에서도 어리둥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해 6월 박원순 시장이 사찰 의혹을 제기하자 국정원이 '명예훼손'이라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국정원 내 법무팀도 승소 가능성이 낮다며 소송에 부정적이었지만 원세훈 원장이 이들을 크게 호통치고 결국 2억원의 소송을 냈다"고 말했다.
"촛불집회에 놀란 MB, 배후로 박원순을 지목"원세훈 전 원장이 이같이 박원순 시장을 제압하려고 한 이유에 대해, <시사IN>과 인터뷰한 전 국정원 관계자는 "2008년 촛불집회에 놀란 MB가 참여연대가 연관된 진보적 시민단체가 촛불집회에 많이 참여했다는 점을 들어 그 배후로 박원순을 지목했다"고 말해 MB의 촛불집회 트라우마가 박원순에게까지 불똥이 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전 국정원 직원은 "원세훈 전 원장은 박원순 시장과 함께 참여정부 시절 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씨와 가까운 사람들도 전부 스크린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시사IN>은 국정원의 공작이 2011년 박원순 시장이 재보선에서 당선된 뒤 더욱 거세졌다고 보도했다.
원 전 원장의 핵심측근은 "박 시장이 전임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의 비위를 들춰낼까봐 원세훈 원장이 신경을 썼다"며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 행정부시장 출신인 원 전 원장이 아직 서울시에 남아있는 '빨대공무원'들을 통해 박 시장의 업무를 방해했다고도 증언했다.
"박 시장이 당선됐어도 서울시에는 원세훈의 '빨대공무원'이 수두룩했다. 박원순 시장 1기 시설 서울시 고위 공무원들 가운데 원세훈 직보 라인도 있었다. 또 원세훈이 일부 국장에게 수시로 직접 전화해서 박 시장과 관련한 정보를 묻기도 하고 필요한 사항을 지시했다. 박 시장이 당시 서울시장 업무를 제대로 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국정원이 만들어나갔다."
또 원 전 원장은 박 시장을 겨냥해 대구경북(TK) 출신인 국정원 직원을 차출해 서울시를 담당하게 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전 국정원 고위 관계자는 "원 전 원장은 박원순 시장의 정책에 대해 거의 모두 종북 좌파 정책이라고 공격했다"며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유우성 사건)도 '박원순이 채용한 간첩'이라는 콘셉트를 만들기 위해 둔 무리수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