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베란다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에어컨은 현대인의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지만, 에어컨 실외기에서 내뿜는 열기와 소음, 그리고 돌출로 도시미관을 해치고 추락으로 인명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
최오균
에어컨이라는 문명의 이기는 20세기 초반부터 인류가 쾌적한 여름철을 나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철에 업무 능률을 올리고, 가정에서도 삶의 질을 높여주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에어컨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전자 제품 중에서도 전기를 많이 먹는 하마 역할을 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전기료 폭탄을 피할 수 없다.
가정용 스탠드 에어컨 1대를 작동시키면 선풍기 20~30대 이상을 틀 수 있는 전기를 소비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에어컨을 가동할 때 냉매에서 발생하는 가스는 온도를 높이고, 온실가스를 배출을 상승시켜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된 실외기는 열과 소음을 발생시킬뿐만 아니라, 흉물스런 돌출은 도시미관을 해치고, 추락위험으로 인명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에어컨은 현대문명인들의 필수 도구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지구촌에 보급된 에어컨은 9억대(2015년 기준)를 넘어 섰다고 한다. 또한 급진적인 도시화 진행에 따라 2030년엔 16억대, 2050년엔 25억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 집에도 구입한 지 20년도 넘은 스탠드 에어컨 한 대가 거실에 놓여 있다. 우리 식구들은 비교적 더위를 잘 참는 체질이어서 몇 년째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고 선풍기 몇 대로 여름을 나곤 했었다. 물론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는 것은 전기료 폭탄을 피해가자는 의미도 깔려 있다. 그런데 금년은 다르다. 연일 폭염이 계속되면서 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자 낡은 에어컨을 켰지만 작동이 되질 않는다. 작년에 이사를 와서 시험가동할 때는 잘도 돌아갔던 멀쩡한 에어컨이다. 에어컨 제조회사에 전화를 걸어 서비스신청을 했더니 요즈음 에어컨 서비스 기사님들이 엄청 바쁘단다. 3일 후에나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어이구, 앓느니 죽겠네. 닦달을 하며 독촉을 했더니 이튿날 밤늦게야 서비스기사가 왔다. 마치 구세주를 만난 것 같다. 기사님은 이리저리 에어컨을 살펴보더니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