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안철수 "남북관계, 김대중 이전으로 돌아가"

김대중 대통령 7주기 강연회 참석... 박선숙도 활동 재개

등록 2016.08.17 21:34수정 2016.08.17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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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17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북핵 23년의 교훈과 김대중의 해법' 김대중 대통령 서거 7주기 강연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2016.8.17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17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북핵 23년의 교훈과 김대중의 해법' 김대중 대통령 서거 7주기 강연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2016.8.17연합뉴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7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7주기를 맞아 국회에서 열린 '북핵 23년의 교훈과 김대중의 해법' 강연회에 참석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6월 당의 불법 리베이트 의혹 사건으로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주로 당 내부 일정에만 제한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또 사드 배치, 김영란법, 전기요금 누진세 등 현안에 대해 자신의 SNS을 통해 목소리를 내거나 정치색이 옅은 외부강연에 연사로 나선 적은 있지만 정치적 성격이 강한 행사에서 공식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4일 미국 방문에서 돌아 온 이후 정치 행보를 본격화 하는 모습이다.

"박 대통령, 통일 의무 이행하는지 의문"

안 전 대표는 이날 강연회 축사에서 "오늘 서울에 태어난 아이와, 같은 시간 평양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우리는 어떤 세상을 물려줘야 하나"라며 "우리 아이들의 내일은 달라야 한다, 미래세대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낡은 분단체제와 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공산주의는 문을 열면 망하고, 닫으면 강해진다, 북한도 마찬가지로 군사적 도발은 못하게 하고 개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라며 "우리는 도발에 맞설 안보를 갖추고, 동시에 다양한 교류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또 "최근 10년 동안의 남북관계는 김대중 전 대통령 이전 시대로 돌아갔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평화적 통일을 위한 헌법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와 국민의당은 남북관계를 다시 짜고 평화통일을 위한 새길을 내겠다"라고 덧붙였다.

당초 이날 행사에는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축사만 예정돼 있었지만 뒤늦게 안 전 대표의 축사가 잡혔다. 안 전 대표는 축사 이후 곧바로 경기도 분당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열리는 성남시민사회포럼 청년위원회 초청 강연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떠났다.


한편, 이날 행사는 국민의당 정책실이 주최하고 박선숙, 최경환 의원이 주관했다. 두 의원은 김대중 정부 당시 공보비서관으로 일했다.

특히 박 의원은 최근 총선 당시 불법 리베이트 의혹 사건으로 검찰이 불구속 기소를 하면서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지만 이번 행사를 주관해 주목을 받았다. 박 의원 밝은 표정으로 행사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박 의원은 행사 인사말에서 "지금 남북관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졌던 통찰력과 지혜가 필요하다"라며 "오늘 자리를 통해 한반도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지 머리를 모으닌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지원 "사드 반대해야 한다는 김대중의 목소리가 들린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오른쪽)와 같은 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북핵 23년의 교훈과 김대중의 해법' 김대중 대통령 서거 7주기 강연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2016.8.17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오른쪽)와 같은 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북핵 23년의 교훈과 김대중의 해법' 김대중 대통령 서거 7주기 강연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2016.8.17연합뉴스

이날 행사는 김대중 정부에서 대북정책을 담당했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노무현 정부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의 강연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펼쳐진 햇볕정책과 대북포용정책을 강조하며 최근 정부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배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전 통일부 장관은 강연에서 "사드 문제가 찬반이 불길처럼 번지는 상황이 돼버렸는데, 김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더라면 문제가 악화하기 전에 6자 회담에 빨리 나가서 북한의 핵 능력이 강화되지 않도록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 때도 미국이 미사일방어체계(MD)를 팔려고 많이 했는데, 우리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이 우리에게 미사일이나 핵을 못 쏘게 만들 테니까 자꾸 그런 얘기를 하지 말라고 해서 장사를 못 했다"라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은 "사드는 일본 도쿄를 지키는 것 같은데 서울은 못 지키는 것 아니냐"라며 "결국 국민감정이나 과거 청산이 미완인 상태에서 자주국방을 포기하고 미·일 동맹에 기대서 우리의 생존전략을 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또 "사드를 머리에 이고 통일이 가능할까, 어렵다고 본다"며 "통일은 주변국에서 한사코 반대하는 나라가 없어야 하는데, 사드를 갖다놓은 한국의 통일을 중국과 러시아가 환영하겠느냐"라고 말했다.

앞서 축사를 한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사드를 반대하는 것이 김대중 정신"이라며 "저는 분명히 김 전 대통령의 음성이 들려온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나라에 사드 배치는 군사·정치·경제·외교적으로, 실효적으로 반대해야 한다'고 들린다"라고 말했다.
#안철수 #박지원 #박선숙 #김대중 #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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