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의선과 직결을 시작한 수도권 전철 중앙선의 모습.
박장식
보통 철도의 직결운행에는 적은 비용이 들어간다. 예를 들어 종로에서 구로로 가기 위해 새로운 노선을 뚫는 대신 이미 있는 경부선과 지하철, 두 개를 연결하는 것이 더욱 저렴하다. 선로를 연결하고, 신호체계와 전압을 다시 설정하고, 승무원들을 교육하는 등의 자잘한 비용이 새로 토목공사를 하고 새로운 철도를 뚫는 것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미 서로 다른 노선인 경의선과 중앙선이 직결해 경의중앙선이라는 새로운 노선이 생겼다. 경의중앙선은 수도권의 교외-도심을 잇는 중심축으로 거듭나고 있다. 2018년 이후에는 서로 다른 노선인 수인선과 분당선이 직결하고, 4호선의 오이도-한대앞 구간을 스쳐 지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서로 다른 노선을 직결운행하는 사례가 많고, 이미 서울 시내에 있는 꽤 많은 지하철 노선이 직결운행을 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쉽사리 눈치채지 못한다.
가장 큰 이유는 직결한 노선끼리 동화되어 하나의 커다란 노선망을 형성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물리적으로 두 노선을 합쳐 노선이 연장되는 효과를 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례는 노선이라는 '정해진 룰'을 벗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정해진 노선이라는 자물쇠가 사라진다이번 직결운행이 큰 의의를 갖는 이유는 철도의 직결운행이 서로 다른 두 개 이상의 노선이 결합하여 하나로 합쳐지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노선의 형태를 유지하되 일부의 열차가 '출장' 내지는 '외근'을 나가는 형식이다. 경춘선이라는 운행계통이 1호선이나 중앙선에 흡수되지 않고, 경춘선과 1호선을 잇는 새로운 운행계통이 하나 생긴 셈이다.
사실 이런 형태의 움직임은 한국에서는 흔하지 않은 모양새이다. 하지만 지하철이 진작에 발달한 뉴욕, 도쿄를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꽤 익숙한 풍경이다. 도쿄 도에서 운영하는 도시철도노선인 '아사쿠사선'의 열차가 생판 다른 노선인 '오시아게선', '나리타 공항선', '하네다 공항선'이라는 서로 다른 노선까지 달리기도 한다. 그래서 신바시역에서 나리타공항까지 원칙적으로 열차를 두 번 갈아타야 하지만, 직통열차를 이용하면 한 번에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