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갑남
호박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가을이 오는 게 틀림없습니다. 따가운 햇살에 오곡백과가 무르익어가고 있습니다. 가을색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들판의 색깔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나락모가지가 올라온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노릇노릇해졌습니다. 고개 쳐든 수수모가지도 어느새 무거워졌습니다.
사과, 배, 감 등의 과일도 포동포동 살이 쪄 갑니다. 알밤도 입을 벌리려는 듯 잔뜩 힘을 모으고, 포도 색깔도 검어졌습니다.
어느 밭에 잘 익은 호박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누런빛 색깔이 꼭 가을을 닮았습니다. 호박 크기가 보통이 아닙니다.
맷돌처럼 생겼다 해서 맷돌호박. 골이 패인 맷돌호박은 육질이 두텁고 속이 노랗게 차 있을 것 같습니다. 호박죽을 쑤거나 호박떡을 해먹으면 맛이 좋겠습니다.
담을 넘어 알맞은 곳에 자리를 잡아 바라보는 이도 기쁘게 자랐습니다. 복이 넝굴째 들어오는 듯이.
가느다란 줄기에서 어떻게 저런 탐스러운 열매로 자랐을까요?
자연은 가을에 우리에게 많은 것을 선물합니다. 아주 작은 씨 하나가 수십 배로 늘어나 보답을 합니다. 얼마나 감사할 일입니까?
탐스럽게 큰 호박을 보니 예전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봄에 씨 뿌린 것을 가을에 몇 배로 늘려주는 게 자연이야! 그러니까 부지런하기만 하면 못되어도 반(半)부자는 되는 건 시간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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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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